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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강화 '공염불'…문제는 조직문화
이성희 기자
2024.08.27 07:05:13
②계파 갈등 상존 등 근본적 요인 해소 필요…경영진 책임의식 요구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08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우리은행의 반복되는 금융사고는 결국 내부통제 부실로 귀결된다. 우리은행이 거듭 내부통제 강화 의지를 다지며 조직과 시스템을 정비했지만, 새는 구멍을 막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그간 기울인 노력은 공염불이 됐다는 평가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조직문화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계파 갈등이 상존하고 외부 인사가 지주(그룹) 회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다는 분석이다. 최고경영자들은 금융사고 책임에서 자유로운 데다 금융사고 당사자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문화가 부재한 점도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내부통제 강화해도 '무용지물'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7월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전 발생한 700억원대 횡령 사고를 반성하며 대규모 금융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취지였다. 혁신방안은 ▲내부통제 체계 개편 ▲임직원 인식 제고 ▲역량 강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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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1선에 배치했다. 지난해 7월초 정기인사에서 지점장급 내부통제 전담인력 33명을 영업 최일선인 영업본부에 신규 배치했다. 내부통제 전담 인력은 영업현장에 밀착해 업무 충실도를 높이는 한편, 평가권은 준법감시인에게 부여해 담당 인력의 독립성을 보장했다.


이 밖에도 그룹 내부자신고 외부접수 채널을 도입해 현장 의견에 익명성을 강화했으며, 준법·검사 등 내부통제 인력도 확충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내부통제에 허점이 생기는 일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임 회장은 이와 같은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100% 완벽한 내부통제 달성을 위해 절대 경각심을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혁신방안을 발표한 지 1년여 만인 올해 6월, 또 한번 1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당시 준법감시인이 자진 사임하고 해당 사고와 관련된 전현직 결재라인을 비롯해 소관 영업본부장과 내부통제지점장을 후선 배치했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 6월 밝혀진 횡령사고가 발생한 시점이다. 당시 횡령사고는 김해지점 대리급 직원이 지난해 7월24일부터 올해 5월24일까지 35회에 걸쳐 대출문서를 위조한 사건이다. 지난해 7월 임 회장이 내부통제 혁신을 부르짖으며 대처 방안을 내놓자마자 벌어진 횡령사고인 것이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사건의 원인이 모두 자신과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기업문화부터 내부통제체계까지 합리적이고 철저하게 바꿔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은 '무관용의 원칙'에 기반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내부통제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영업점에 대한 불시 검사를 확대·시행하기로 했다. 영업점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본점에서 예고 없이 현장 검사에 나설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 계파 갈등, 윤리의식 부재 등 조직문화부터 바꿔야


금융권 일각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차원을 떠나 우리은행의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리의식이 부재한 상황에서 강력한 제재 문화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금융사고 재발을 막기 어렵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평화은행 등 다수 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하다 보니 내부적으로 계파 갈등과 그에 따른 라인 문화가 심한 편"이라며 "최근 논란이 된 전임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당 대출도 결국 수직적인 문화에서 비롯된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임 회장도 이러한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8월12일 조 행장과 지주사·은행 전체 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끄는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또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 간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히 바꿔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은 뭘까.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강력한 경영지침이 필요하다"며 "횡령 등 직원들의 일탈이나 최근의 부당대출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을 경우 내부적으로 강한 제재가 이뤄지는 문화가 확립이 돼야 적법하지 않은 금융사고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특히 "회장과 은행장이 사고에 대해 책임진다는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재발 방지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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