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SK네트웍스를 떠나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 품에 안긴 SK렌터카가 리더십을 교체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신임 CEO(최고경영자)로 발탁된 이정환 대표는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오토플러스를 정상화를 시킨 경력이 있는 만큼 SK렌터카의 기업가치를 제고시킬 적임자라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이 대표가 재무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약점으로 꼽는 목소리도 나온다. SK렌터카는 주기적으로 대규모 신차를 구매하는 터라 자금 이슈가 상존해 있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사 타이틀을 내려놓게 되면서 조달 리스크가 불가피해 보인다.
◆최대주주 SK네트웍스→어피니티…핵심 경영진 교체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렌터카는 지난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SK네트웍스에서 어피니티로의 최대주주 변경 절차를 마무리했다. '새 술은 새 잔에' 원칙에 따라 SK네트웍스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던 주요 경영진 교체도 동반됐다.
1972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사업전략 수립과 재무, 운영 등 경영 전반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SK렌터카 사업운영부문장(CBO)도 겸직한다.
이 대표는 삼일회계법인과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 딜로이트 등에서 경력을 쌓았고, 2012년 메타넷디지털(옛 대우정보시스템) 상무로 승진하며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약 4년 간은 가격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써머스플랫폼'(옛 에누리닷컴)의 경영지원총괄로 CFO(최고재무책임자)와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았다.
이 대표는 2019년 10월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인수한 오토플러스의 각자 대표에 올랐다. 대규모 손실로 경영난에 빠졌던 메타넷디지털을 정상화시킨 경험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대표 취임 이전인 2018년 말 기준 오토플러스는 매출 1789억원과 영업손실 83억원, 순손실 97억원을 내는 회사였다. 이 시기 부채총계는 915%에 달했으며 결손금으로만 203억원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2019년 곧바로 1억3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특히 2020년에는 2017년부터 지속된 순손실을 끊어내며 순이익 26억원을 기록했다.
오토플러스를 본궤도에 안착시킨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배달앱 회사 '요기요'로 적을 옮겼으나 2개월 만에 사임한다. 요기요 주요 주주들 간 갈등이 워낙 심했던 데다 이 회사의 현금 고갈 상태가 워낙 심각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동차 관련 사업 경험 有…IT사업 강화 미션, 최종 목표 '1위'
이 대표와 어피니티의 인연은 요기요에서 유추할 수 있다. 어피니티가 요기요 주식 3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토플러스가 자동차 유관 사업이라는 점도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어피니티는 이 대표에게 SK렌터카의 온라인 사업 강화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이 대표가 SK렌터카 대표 취임 이튿날 전직원을 대상으로 개최한 경영 설명회에서 "쉽고 편한 모빌리티 서비스 공급자 입지를 구축하자"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정보통신(IT)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영위하고, 써머스플랫폼과 요기요 역시 온라인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 대표가 오토플러스의 수익성을 개선시킨 배경에도 IT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와 라이브커머스를 활성화했고, IT 서버 구축 등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리며 매출원가율을 낮췄다.
특히 이 대표는 SK렌터카를 '업계 선도 카라이프 매니지먼트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SK렌터카의 데이터 및 시스템 관리 체제를 구축해 데이터 수집은 물론 운영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수립한 상태다.
SK렌터카의 궁극적인 목표는 업계 선두주자다. 현재 국내 렌터카 시장은 롯데렌탈이 20%가 넘는 시장 점유율로 1위 사업자 입지를 유지 중이다. SK렌터카는 점유율 약 15%대로 2위다.
◆'SK' 결별 신용등급 하락…조달 이슈 탓 고금리 압박
문제는 SK렌터카가 고금리 환경에 놓이면서 조달 비용 부담이 가중된 만큼 고도의 재무 역량을 갖춘 CEO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 대표가 써머스플랫폼 CFO 경력을 보유 중이지만, SK렌터카와는 운용 현금 규모에서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의구심을 가지는 시선이 적지 않다.
통상 렌터카 사업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신차를 구입한 뒤 약 3~4년간 렌터카로 운용한다. 해당 기간이 지나면 차량을 매각해 현금화한다. SK렌트카 역시 매년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왔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SK렌터카의 신용등급에 유사시 계열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1노치 상향했고, 이 덕분에 금리 부담을 비교적 덜 수 있었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SK렌터카 인수대상자로 어피너티가 선정되자 신용등급의 하향검토 감시 대상에 올렸으며, 최대주주가 변경된 직후에는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21일 SK렌터카의 무보증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 검토), A2+(부정적 검토)에서 각각 A(안정적), A2(안정적)으로 내렸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22일 각각 하향 조정한 신용등급을 확정했다.
어피니티는 이 대표의 파트너로 박상욱 신임 CFO(최고재무전문가)를 선임했다. 1977년생의 박 CFO는 CJ 계열 프랜차이즈 카페 투썸플레이스(투썸)와 콜센터업체 메타엠의 CFO를 역임했다. 특히 박 CFO는 철저한 비용 통제 능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그가 근무한 투썸과 메타엠 모두 PE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민병철 어피니티 한국총괄대표는 "신임 대표를 포함한 SK렌터카 전 임직원과 함께 도전과 혁신의 여정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어피니티는 이 여정의 든든한 파트너이자 지원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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