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에 3분기 들어서도 회사채 시장은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휴가철 및 반기보고서 제출 시즌이 겹치면서 현재 발행 시장은 한산한 분위기지만, 다음 주부터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이 대기 중이다.
이같은 채권시장 훈풍을 틈타 HL홀딩스가 공모 회사채(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2021년을 기점으로 3년 만이다. 이번 발행을 통해 HL홀딩스의 단기차입금 비중을 낮출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L홀딩스는 이달 27일 8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네 곳이 맡았다. 만기는 1.5물과 2년물로 꾸렸고, 만기별 발행액은 주관사와 협의 중이다.
HL홀딩스는 매년 공모채를 발행하는 정기 이슈어였다. 2016년 이후 2021년까지 매년 발행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1년 2월 1000억원 모집을 위해 나선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웃도는 자금을 모으며 115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HL홀딩스는 3년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았는데, 시장에서는 이번 발행을 통해 단기차입금 비중을 소폭 낮출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총차입금 7486억원 중 단기차입금 규모가 2579억원으로 34.5%에 달한다.
HL홀딩스의 단기차입금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8.8% 수준이었으나 2022년 11.1%, 2023년 23.2% 등 증가하고 있다. HL홀딩스가 사업 지주회사다 보니 지분투자 및 사업양수도 등 영업 외 자금수지 변동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022년 이후 단기차입금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로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 등 차입금 및 운전자본 투자 확대 등이 꼽힌다. 2022년 당시 자회사 HL위코에 대한 대여금 500억원, 자기주식취득 45억원 등 현금 유출이 있었다. 냉장물류 사업 확대를 위해 동탄 임차창고를 확장하며 리스부채가 294억원 증가했다.
HL홀딩스의 단기차입금은 대부분 은행차입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은행 470억원 ▲국민은행 400억원 ▲산업은행 350억원 ▲하나은행 200억원 ▲수출입은행 100억원 ▲신한은행 59억원 등이다.
주목할 점은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 만기 상환일이 빨리 돌아오는 데 반해 곳간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3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올해 1분기 말 보유 현금은 별도 기준 934억원 수준이다. 이에 HL홀딩스는 이번 공모채 발행을 통해 단기차입금 비중을 줄이면서 필요 자금 확보에 나서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HL홀딩스의 신용등급은 A0(안정적)이다. 최근 회사채 시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에 투자자 수요는 높고, 금리 수준은 낮은 상황이다. 건설 및 석유화학 등 부진 업종만 제외하면 우량채·비우량채 할 것 없이 모집액을 웃도는 주문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A0 신용등급의 1.5~2년물 회사채 금리 수준은 3.8~3.9%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HL홀딩스는 확고한 자회사 지배력, 주요 자회사들로부터의 배당금유입 및 상표권사용수익 등 다각화된 수익기반이 마련됐다"며 "향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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