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그룹이 하반기 원료 다양화와 고객사 확보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다만 당장은 기존 계획대로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로 중장기 CAPEX(자본적지출)에 대해선 속도조절을 고심하고 있다.
31일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방시장은 주요 OEM(완성차)의 전기차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에코프로비엠의 주요 고객사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 둔화 및 변동성을 반영해 중장기 양극재 케파(생산능력) 하향 및 속도조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및 북미 지역 등 권역별 규제에 따른 OEM의 현지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면서 "중장기 투자 규모 조정과 관련된 검토가 확정되는 대로 하반기 중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말 연산 19만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7년 71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완성차 및 배터리 셀 업체의 투자 속도조절로 에코프로비엠도 유연하게 증설 속도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결정은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2분기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판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13% 하락하며 판매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는데, 하반기 상황도 녹록지 않은 까닭이다.
김 본부장 역시 "전반적인 하반기 영업상황은 상반기와 비교해 유의미한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OEM의 과잉생산으로 누적된 재고가 10월과 11월에 상당부분 감소하면, 판매량 반등은 12월 이후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에코프로그룹은 캐즘 이후의 시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내년 양산 예정인 전구체 공장(CPM3, 4공장) 등 국내 설비 증설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외부고객사 확보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니켈 등 주요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외 유럽 내 증설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산 5만4000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을 통해 1조2000억원의 공장 건설 자금도 확보한 상태다.
에코프로그룹 관계자는 "유럽은 전기차 산업 육성정책으로 배터리 산업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사업성이 검증된 포항캠퍼스 생산시스템을 유럽 시장 환경에 맞춰 구현하고 완성도 높은 현지화 거점 구축을 기반으로 유럽 내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코프로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8641억원, 영업손실은 546억원으로 잠정집계 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7.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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