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16년 만에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감사실을 부활시켰다. 재계에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와의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 후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사회를 떠났지만, 윤리경영 기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관측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2월 CEO 직속으로 감사실을 신설했다. 이어 올 3월에는 감사위원회의를 열고 감사실 조직운영 상황 등을 보고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감사실을 신설한 것은 2007년 기존 감사실을 윤리경영팀으로 확대 개편한 후 16년 만이다. 그동안 윤리경영팀은 감사 위주의 업무와 함께 회사 프로세스, 업무 활동 전반에 걸친 진단 기능을 해왔다.
감사실 인원은 감사실장을 맡는 상무급 임원 한명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구성했다. 감사실 신설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5월 공시된 기업지배구조핵심지표에서 전년 '미준수'였던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항목이 '준수'로 바뀌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16년 만에 감사실을 부활시킨 것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다국적기업 쉰들러와의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과거 현 회장은 계열사 현대상선 경영권을 방어 일환으로 재무적 투자자들과 여러 개의 파생상품계약을 맺었다. 쉰들러는 2014년 파생상품계약으로 주가가 떨어져 현대엘리베이터에 손해를 끼쳤다면서 현 회장을 겨냥해 7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3월 대법원은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결국 현 회장은 지난해 말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현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과 감사실 신설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현대엘리베이터 내부에서 윤리경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현대엘리베이터는 감사실뿐 아니라 이사회내 내부거래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감사실을 통해 윤리경영 및 감사위원회 지원 업무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발간한 ESG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실은 회사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진단 업무 수행 강화로 윤리적 리스크를 사전에 적극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대외 제보시스템인 사이버신문고와 내부 고층접수센터 운영으로 부정·비리에 대한 제보접수와 사건처리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내부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혹시 모를 내부 비리를 선제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CEO 산하에 감사실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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