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 LB인베스트먼트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약세를 보였다. 운용 중인 투자조합의 지분법 평가내역이 이익에서 손실로 뒤바뀌면서다. 다만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툴젠 등을 배출한 '미래창조LB선도기업투자펀드20호'(이하 미래창조펀드)를 통해 지난해 1분기보다 늘어난 성과보수를 챙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B인베스트먼트의 연결기준 영업수익(매출)은 54억원으로 전년 동기(55억원) 대비 1.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억원에서 5억원으로 78.26%, 당기순이익은 16억원에서 4억원으로 75% 급감했다.
실적이 부진한 데는 지분법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분기에는 8억원의 지분법이익을 낸 데 반해 올해 1분기에는 8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분법손실이 영업비용으로 잡히면서 실적이 다소 하락했다"면서도 "지분법이익은 미실현 이익인 만큼 투자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회복하면 자사의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관리보수도 지난해 1분기(30억원)보다 6.67% 줄어든 28억원이다. 관리보수는 펀드를 운용하면서 받는 월급 성격의 대가다. 일반적으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진행해 투자조합의 자산규모가 줄어들면 관리보수도 감소한다.
올해 1분기 ▲창조경제바이오펀드(101억원) ▲충북창조경제혁신펀드(310억원) ▲LB넥스트이노베이션펀드1호(323억원) 등에서 관리보수가 나오지 않으면서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들 펀드 모두 지난해 1분기에는 관리보수를 지급했다. 'LB글로벌익스팬션투자조합'(815억원)의 관리보수도 같은 기간 1억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56.25%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창조경제바이오펀드나 충북창조경제혁신펀드 등 존속기간이 끝나 청산을 목적으로 유지하고 있거나 청산이 끝난 조합은 관리보수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운용 펀드들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관리보수가 증가한 펀드는 '엘비혁신성장펀드Ⅱ'였다. 해당 펀드의 관리보수는 지난해 1분기 5억원에서 올해 1분기 7억원으로 40% 커졌다. 2022년 12월 1800억원으로 출범한 엘비혁신성장펀드Ⅱ는 지난해 멀티클로징을 통해 펀드 규모를 2803억원까지 불렸다.
다만 올해 1분기 회사의 성과보수는 지난해 1분기(13억원)보다 15.38% 늘어난 15억원에 이르렀다. 이번 실적에서 성과보수를 창출한 투자조합은 미래창조펀드(1159억원)다. 성과보수는 기준수익률(IRR)을 넘길 경우 초과이익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인센티브 성격의 급여다. 미래창조펀드의 IRR은 8%다.
해당 펀드의 내부수익률(Gross IRR·운용사가 취득하는 보수나 수수료 등을 차감하기 전 수익)은 지난 3월 말 기준 22.8%를 달성했다. 미래창조펀드에서 발생한 성과보수는 모두 합쳐 179억원에 달한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펄어비스(온라인 게임사) ▲카카오게임즈(게임 퍼블리싱) ▲모비릭스(모바일 게임사) ▲툴젠(유전자 가위 치료개발 기업) ▲탄탄(중국 데이팅 앱) ▲컬리 ▲와그(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기업) 등이다.
해당 펀드는 2014년 2월 결성한 펀드로 국민연금, 사학연금, 한국벤처투자, 정책금융공사(현, 지방행정공제회 등의 기관투자자들이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했다. 내년 2월 만기로 대표펀드매니저는 안근영 수석 부사장이 맡고 있다.
향후 LB인베스트먼트의 하반기 성과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회사는 하반기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기 때문에 충북창조경제혁신펀드, 창조경제바이오펀드, LB글로벌익스팬션투자조합 등의 자산 매각을 미루고 있다"며 "이연한 이들 펀드의 성과보수는 하반기 실적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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