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올해 상반기 회사채 시장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하반기에도 분위기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올해 하반기에도 회사채 수요기반이 여타 섹터 대비 견고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업종별 차별화는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5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회사채는 공사채, 여전채, 은행채 등 타 크레딧 섹터에 비해 보다 견고한 수요기반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1월과 2월 역대급 발행물량이 쏟아진 이후 물량이 많이 감소한 상태인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담을 안고 있는 여전채, 은행채와 같은 크레딧 섹터에 비해 실적 저하 부담이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수요예측 강세로 은행대출 대비 회사채 조달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등급 회사채 중 부동산 PF 리스크 적은 고금리 채권 중심으로 스프레드 축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채 섹터 또한 개별 기업 및 업종별 차별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석유화학, 건설, 유통, 2차전지 등 실적 저하 우려업종은 상대적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약세가 불가피한 반면, 전력기기와 방산, 조선, 자동차 등 실적개선 기대업종의 경우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 철강업종의 경우 당분간 실적 저하가 우려되지만 전반적인 약세보다는 업체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채권업계는 입을 모았다.
우선 실적저하 우려업종으로 석유화학업종이 꼽힌다. 석유화학업종은 글로벌 증설투자가 일부 마무리되면서 수급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지만 2022년부터 이어진 업황 부진을 탈피해 실적개선을 이뤄낼지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레핀계 기초유분, 폴리프로필렌과 관련해 중국의 신증설이 집중된 만큼 석유화학 업황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건설업종 역시 유동성 리스크에 이어 수익성 악화도 예견된 만큼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회사채 시장에서 부담 업종으로 분류됐다. 올해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경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미분양 위험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그 결과 ▲공사미수금 증가 ▲책임준공약정 미이행에 따른 채무인수 현실화 ▲PF 우발채무 현실화 등 현금흐름 저하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건설경기 부진과 관련해 부동산신탁업종도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책준형 관토신)의 부실 우려가 증가하고 있어, 채권 시장에서 우려 업종으로 꼽혔다. 분양 부진 등으로 지방 중소 건설업체 도산이 다수 발생하면서 부동산신탁사의 재무부담 및 수익성 저하로 연결되는 추세다.
유통업종 또한 소비 둔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가격경쟁 등 경쟁 강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회사채 시장에서 국내 유통업체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2차전지업종도 주요 배터리셀 및 소재 업체들의 작년 4분기 실질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작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가 2차전지업종의 이익창출력을 약화시키며 재무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까지 2차전지업종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종의 경우 중국철강재 등 시장교란으로 실적 저하 추세가 보이고 있다. 다만 채권업계에서는 철강업종이 2021년 역대금 호황 덕에 재무적 완충력을 축적한 상태를 띄고 있다고 봤다. 이에 추가적인 업황 악화에도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돼 있어, 전체적인 철강업종의 부진이 예상된다기보다 업체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실적개선 기대업종으로 방산업종이 대표적이다. 최근 폴란드 특수 등을 누리면서 수주잔고가 크게 확대되면서다. 아울러 최근 K 방산에 대한 국제적 선호도도 증가하면서 영업 성장세 유지로 이어져 실제 신용등급 상향으로 단행될 가능성 또한 높은 상황이다.
조선업종의 경우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에는 전반적인 수주 감소 양상이 나타났으나, 이는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아울러 이미 3년치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황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여전히 글로벌 시장지위가 최상위 수준으로 사업경쟁력이 매우 우수해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되면 추가적인 등급상향 조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코로나 시기에 누적된 대기 수요를 바탕으로 생산 증가가 매출 증가로 원활히 이어지고 있다. 이어 반도체 공급난이 풀리며 고트림, 고사양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세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중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역캐리 속 제한된 국채 움직임을 고려하면 A급 회사채의 단기물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상품이 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우량물 중심의 듀레이션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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