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공사채 발행을 재개하더라도 회사채 시장 수급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6월 한전이 9개월 만에 공사채(한전채) 발행을 재개해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와 상반되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의 배경으로 올해 4분기 금리 인하 이슈가 꼽혔다. 통상 금리 하락기에 채권 발행 증가에도 투자 수요가 높아, 수급 부담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한전이 전기 요금 인상 등의 요인으로 올해 1분기 흑자전환한 만큼, 만기에 대응하는 수준으로만 한전채를 발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하반기(7~12월) 만기도래 채무는 총 12조6500억원이다. 지난 2022년에 대규모로 발행한 한전채의 만기가 올해부터 도래하기 때문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6월 만기도래 채무 리파이낸싱을 목적으로 5000억원 규모의 한전채를 발행했다.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 당일 발행을 마쳤다.
한전이 채권 발행 작업에 나선 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한전은 한전채가 채권시장 투자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채권시장 방문을 자제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예정된 만기도래 채무 규모가 큰 만큼 시장에서는 한전이 채권 발행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전채가 시장의 유동성을 대거 흡수해 회사채 시장 수급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통상 공사채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높고 발행 규모가 크다"며 "이 때문에 회사채 시장으로 갈 유동성까지 흡수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운 모습을 종종 보였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건 증권업계 일각에서 이 같은 시장의 우려와 반대되는 전망이 나왔다는 점이다. 한전채 발행이 재개되더라도 회사채 시장 수급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금리인하 시점이 올해 4분기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상 금리 인상 시기에는 채권 투자 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발행이 증가하면 수급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금리 인하 시기에는 채권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 부담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 1분기 한전이 흑자전환한 만큼 한전채 발행 물량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과거 한전채의 순발행 증가는 대부분 영업적자에 비례했다. 한전채를 대규모로 순발행했던 지난 2022년의 경우에도 한전의 대규모 적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전은 올해 1분기에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한 만큼 올해 하반기 영업적자를 내더라도 한전채 순발행이 많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했다. 이 때문에 대규모 만기 도래에도 발행량을 과도하게 늘리기보다 만기에 대응하는 수준으로만 발행량을 조절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금리 하락과 제한적인 순발행을 고려하면 회사채 시장 수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의 경우 지난 2022년과 같은 수급 부담 우려가 재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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