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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트리플A' 기대감
이세정 기자
2023.05.19 08:09:13
③역대급 실적 전망 속 유동성비율 200% 넘으면 최상위 신용등급 복귀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4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0조원 클럽' 입성이 점쳐지는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4년 만에 최상위 신용등급(AAA)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 호실적이 일시적인 요인이 아닌 펀더멘탈 변화에 따른 것인 데다 재무건전성 지표들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현대차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37조7787억원의 매출과 3조59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6.3%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92.4% 성장한 3조4194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오는 2분기에도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이 정상궤도에 올랐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쌓인 대기수요가 적잖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내수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단 점도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배경이다.


실제 증권가가 추정한 현대차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평균치는 각각 39조9000억원, 3조6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좋다. 나아가 일부 증권사는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훌쩍 웃도는 숫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대차가 41조460040조원의 매출과 3조9390억원의 영업이익, DB금융투자는 각각 40조4601억원, 3조71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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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경기 침체와 금리 부담 가중, 업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겠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조원을 상회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차 약진의 주된 요인으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밸류 프라이싱'(제값받기) 전략이 꼽히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켰고, 경쟁사와의 출혈 경쟁 대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품질경영'을 펼쳤다. 이에 현대차는 평균 판매 가격이 크게 오르며 수익 기반을 다졌고, 저가 이미지에서도 탈피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출처=금융감독원)

현대차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핵심 재무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올 1분기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4조8431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1255억원보다 55%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등가물+단기금융상품 등)은 31조116억원에서 34조6784억원으로 11.8% 늘었으며, 순차입금의존도는 32.8%에서 30.5%로 2.3%포인트 낮아졌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현대차가 'AA+'인 신용등급을 'AAA'로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6년 간 AAA등급을 유지해 왔지만 2019년 12월 AA+로 강등됐다. 세타 GDI 엔진에 대한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았고, 이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결과였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지난 3월 현대차의 등급 변동 조건을 새롭게 제시했다. 정성평가 기준은 '확고한 시장 지위와 상품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저한 수익성 개선'에서 '그룹 전반의 사업적 역량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의미 있는 수준으로 격상'으로 변경됐다. 정량평가의 경우 구체적인 조건이 추가됐는데, 'EBITDA 마진율 12% 이상, 현금유동성비율이 200% 이상'이다.


정성평가 기준은 이미 충족시켰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 3위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정량평가의 경우 50%의 달성률만 기록 중이다. 올 1분기 연결기준 현대차의 EBITDA 마진율은 12.8%로 파악됐다. 


다만 현금유동성비율은 161.4%로 기준치에 미달했다. 현대차가 이 숫자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현금력을 높이는 동시에 단기 차입과 판매보증충당부채를 최소화해야 한다. 판매비 항목으로 계상되는 판매보증충당부채는 사후관리(AS)나 리콜에 투입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현대차의 판매보증충당부채 전입액이 작년 1분기 7131억원에서 올 1분기 5108억원으로 28.3% 감소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EBITDA 창출력 확대에도 대규모 투자 등 비용 지출이 지속되면서 잉여자금 창출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제품믹스 개선, 판매단가 상승 등에 힘입은 영업실적 개선 추세를 감안할 때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이 정책에 따라 등급을 조정하는 만큼 회사 입장에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없지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정량평가 기준으로 ▲차량부문, 북경현대(지분율 반영) 합산 조정EBITDA/매출액 지표 10% 초과 ▲차량부문 총차입금/조정EBITDA 지표 1배 미만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를, NICE신용평가는 ▲EBITDA 마진 10% 이상(차량부문) ▲EBITDA/(금융비용+CAPEX) 배수가 1.3배를 초과를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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