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이마트가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비(非)핵심자산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은 새로운 성장동력에 다시 투자하며 최적화된 기업구조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이마트는 2019년 이후 적극적인 자산 유동화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유동화 작업은 노후화 된 대형점포 매각이다. 이 회사는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한 점포의 토지 및 건물을 매각 후 재임대(S&LB, 세일앤리즈백)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2017년 13개에 불과했던 임차 대형점포는 작년 28개까지 확대됐다. 141개의 전체 이마트 대형점포 중 약 20%에 달하는 비중이다.

실제 이마트는 2019년에만 일산점과 신제주점, 수원점 등 자사 점포 13곳의 토지 및 건물을 9525억원에 매각했다. 이어 2021년에는 7750억원에 가양점과 별내점 주차장 부지를 정리하며 대형점포 자산매각으로만 약 1조7000억원 이상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자산매각에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마곡부지 매각(8000억원)과 본사인 서울 성수동 건물과 토지(1조2200억원), 신세계라이브쇼핑 지분(1400억원) 매각 등을 통해 2조원을 웃도는 추가 재원을 확보했다. 최근 4년 사이에 자산 매각으로만 4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손에 쥔 셈이다.

이마트는 이렇게 마련된 재원을 그룹의 디지털 자산화라는 비전 아래 새로운 신성장 동력 확장에 투입하고 있다. 2021년 W컨셉코리아와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2021년 4월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코리아를 인수하고 SSG닷컴 자회사로 배치했다. 당시 지분 100% 인수금액은 약 2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W컨셉코리아는 회원 수만 5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온라인 여성 편집숍 1위 사업자로 비식품 온라인영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전격 투자를 결정했다.

아울러 같은 해 11월 초대형 인수합병도 성사시켰다. 3조5600억원이라는 자금을 투입해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 지분 80.1%를 인수한 것. 온라인시장 후발주자인 SSG닷컴이 오랜 동종업력을 가진 G마켓의 IT개발 역량과 고객망 흡수를 통해 통합시너지를 내기 위함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자산의 전략적 재배치는 자산효율 극대화와 디지털 자산화라는 큰 목표의 연장선상"이라며 "확보된 자금은 G마켓 인수 등 그룹자산의 디지털화를 위한 투자에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소유 점포의 임대화 등을 통해 이마트의 부채가 확대되고 있는 부분도 우려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연결기준 리스부채는 2019년 2조2188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6407억원으로 불과 3년 만에 64.1% 대폭 늘어났다. 이에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06.5%에서 146.1%로 39.6%포인트 높아졌다.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마트의 경우 당분간 대규모 인수합병 계획은 없으나 시설투자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 개발 관련 자금소요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소요에 대응하고 있으나 중장기 투자소요를 감안 할 때 재무부담 경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마트 측은 "앞으로도 오프라인 점포의 디지털 자산화 작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