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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니젠, 110억 가공거래 '사기' 연루…자본 57% 날릴 판
권녕찬 기자
2026.03.26 09:00:15
3년간 못 잡은 내부통제 붕괴…시총 규제·적자에 매각 압박까지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5일 10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시가총액 규제와 적자 누적으로 매각을 추진 중인 코스닥 상장사 '세니젠'이 사기 가공거래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사기 가공거래로 발생한 예상손실금액은 지난해 세니젠 자기자본의 57%에 달하는 규모다. 세니젠은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부 관리부실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기업 신뢰도에 치명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식품안전 진단 기업 세니젠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텅스텐 시약상품 거래 과정에서 상대방의 고의에 의한 사기성 가공거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텅스텐 시약상품을 유통하는 거래가 있었는데 이 거래가 상대방의 고의에 의한 사기 가공거래로 확인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텅스텐 시약상품(Tungsten hexacarbonyl 99.9%)은 백열 등 필라멘트와 각종 전기·전자 부품 재료로 사용하는 단단한 금속인 탕스텐을 화학 처리하기 위한 시약이다. 세니젠이 식품안전 진단 기업으로 각종 화학 시료를 다루는 만큼 텅스텐 상품 거래를 통해 상품 매출을 올리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거래 규모는 총 11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회수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4억원이 미회수 상태로 남아 위법행위미수금으로 계상됐다. 사실상 회수 불확실 채권이라는 점에서 실질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금액은 세니젠 자기자본(25억원)의 56.6%에 해당한다. 절대적인 손실 금액은 적은 편이지만 '자본 대비 충격'이 훨씬 큰 구조로, 재무 안정성을 직접적으로 흔드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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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거래 성격 자체다. 텅스텐 시약은 전자·화학 소재에 쓰이는 품목으로, 식품안전 진단 기업인 세니젠의 본업과는 거리가 있는 비핵심 영역이다. 실제로 세니젠은 실험 소모품 유통 등 상품 거래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며, 지난해 기준 상품 매출이 전체의 71.7%를 차지했다. 본업 경쟁력 대신 외형 확대에 치중한 사업구조가 리스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안은 단순 거래 사고를 넘어 내부회계관리 및 거래 검증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가공거래가 3년에 걸쳐 적발되지 않고 누적됐다는 점은 거래 실재성 확인, 상대방 신용 검증, 재고 확인 등 기본적인 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세니젠은 사기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세니젠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관련 인물 2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피해 여부와 별개로 관리 책임까지 면책되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무 상황도 악화일로다. 세니젠은 2023년 기술특례로 상장했지만 상장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고, 2018년 이후 8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59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관리종목 지정 유예가 올해 종료됐다. 기술특례상장사여서 상장했던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법차손 문제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됐다. 또 시가총액 요건까지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장 유지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결국 세니젠은 경영권 이전까지 염두에 둔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선 상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기 가공거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매각 협상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니젠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체크했지만 상대방이 의도를 가지고 사기를 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개선했고 감사보고서를 수정해 적정 의견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내부 직원이 연루됐으면 횡령·배임까지 갈 수 있었지만 그러한 상황까진 발생하지 않았다"며 "추진 중인 증자를 잘 마무리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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