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식품안전 진단기업 '세니젠'이 더딘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 주력 상품의 매출 감소와 판관비 증가로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주춤한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세니젠이 해외 적극 공략 등 매출 다각화로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세니젠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70억원, 영업손실 40억원, 당기순손실 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7.2%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소폭 감소했다.
대규모 역성장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외형은 더 쪼그라들었고 적자 폭은 줄였으나 그 규모는 미미한 수준에 그친 셈이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실험소모품 등) 수주 감소와 높은 영업비용이 실적 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니젠의 원가율은 최근 3년간 85%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원가율도 86.7%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구개발 비용 등 인건비 영향으로 높은 판관비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판관비율은 37% 수준이다.
여기에 수익성이 높은 제품매출의 성장세가 더딘 점도 실적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유통수수료가 발생하는 상품매출보다 자체 개발한 제품군(분자진단, 살균제품)의 마진율이 높다. 지난해부터 제품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 상반기 11.2%까지 늘었다. 하지만 3분기 다시 10%로 줄었다.
세니젠 관계자는 "큰 폭으로 제품 비중이 빠진 건 아니다"라며 "현재도 상품을 제품으로 치환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제품군 라인업은 ▲유전자 증폭(PCR) 방식의 신속 미생물 검사 제품인 제네릭스(Genelix) ▲보다 정밀한 진단법인 NGS 패널 제품 제넥스트(GeNext) ▲식품산업에 특화된 NGS 분석서비스인 제네타(Geneka) 등이다.

세니젠의 재무건전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지난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자금 수혈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56%, 유동비율 568.8%다.
세니젠은 식품안전진단에 관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원영빈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세니젠은 핵심기술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국제적 인증을 획득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적극적인 해외 공략을 통한 매출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니젠의 수출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0.2%에 불과하다.
세니젠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엠폭스(원숭이두창, Monkeypox) 바이러스 검사 진단키트 제네릭스에 대한 수출 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들어 아프리카 중심으로 변종 엠폭스가 확산하자 지난 8월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다. 전염병 확산으로 세니젠의 진단키트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7월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ASFV) 진단키트를 국내 최초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인증 받기도 했다. 세니젠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진단키트를 수출하기 위한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본격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일본, 태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 대리점 방식의 판매계약으로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를 위한 영업조직도 소폭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니젠 관계자는 "매출 성장과 흑자 전환을 위해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 턴어라운드가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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