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2025년 부채자본시장(DCM)에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기싸움이 펼쳐졌다. 일반 회사채(SB) 대표주관 1위 자리를 놓고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매 분기 선두를 주고 받는 접전을 벌였는데 결국 KB증권이 연말 최종 승기를 거머쥐면서 왕좌를 차지했다.
2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5년 SB 발행규모는 65조2290억원으로 전년(60조9360억원) 대비 7.05% 증가했다.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채권 수요가 살아나자 기업들이 선제적 자금 조달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집계 대상은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된 공모 회사채(후순위채 포함)다. 하이브리드 성격의 신종자본증권은 제외했으며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특수채·금융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역시 포함하지 않았다.
확대된 시장에서 KB증권은 연간 12조8474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정상 자리를 지켰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1분기와 3분기 NH투자증권에 선두를 내주며 부침을 겪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분기 5조3823억원 ▲2분기 3조8283억원 ▲3분기 2조2024억원 ▲4분기 1조4344억원 등 매 분기 견조한 실적을 지속한 끝에 DCM 리그테이블 1위 영광을 쟁취했다.
결정적 승부처는 단독주관 실적이었다. KB는 SK(3800억원), 대상(2200억원)과 유안타증권(2000억원), 한국자산신탁(1000억원), 효성티앤씨(1000억원) 등 총 1조2530억원 규모의 딜을 홀로 수임했다.
2위는 NH투자증권으로 연간 주관 실적 11조8891억원을 기록하며 KB 뒤를 이었다. NH는 특히 SK그룹 딜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SK그룹 딜에서만 1조9074억원을 수임하며 KB(1조7700억원)를 앞섰다. 수임한 계열사 수 역시 15곳으로 KB보다 8곳이나 많아 최대 발행처인 SK그룹과의 견고한 관계를 보여줬다.
3위는 9조4709억원의 실적을 쌓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조달 파트너 역할을 했던 점이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위아 ▲현대제철 ▲현대종합특수강 ▲현대케피코 ▲현대트랜시스 등 7개 계열사 딜을 사실상 독식하며 6530억원을 수임했다. 이는 DCM 4강(KB·NH·한투·신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내 최대 실적이다.
4위는 신한투자증권으로 연간 주관 실적 8조325억원을 쌓았다. 2분기 리그테이블 2위(2조4067억원)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1분기에 비교적 부진했던 실적과 미미한 단독주관 성과가 발목을 잡았다. 실제 연초 효과가 집중된 1분기 KB·NH·한투의 평균 대표주관 실적은 5조6000억원에 달한 반면 신한은 3조5542억원에 그쳤다. 단독주관도 JTBC(1500억원), 메리츠금융지주 2800억원 등 두 건에 머물렀다.
중견 증권사 간 리그에서 5~7위는 요동쳤다. SK증권(4조7143억원)이 5위를 지켰고 지난해 8위에 이름을 올렸던 키움증권은 6위로 두 계단 상승하며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제쳤다. 주관 실적은 3조9460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이 약진한 배경은 한화그룹과의 견고한 레코드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8개 계열사 딜을 낚아채며 주관 규모를 전년(666억원) 대비 7배 가까운 4535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지난 2021년 이후 끊겼던 CJ ENM과도 4년 만에 거래를 재개하고 포스코이앤씨와도 첫 딜 레코드를 쌓은 점 역시 주효했다. 7위에는 삼성증권(3조8023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뼈아픈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2020년 3위까지 이름을 올렸던 미래에셋은 저마진 사업 기피 기조 속에 8위로 밀려났다. 2025년 발행 물량이 가장 많았던 SK그룹 딜에서도 SK브로드밴드(1000억원) 한 건 수임에 그쳤고, 지난해 수임했던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퓨얼셀 등 두산그룹 딜 수임 실적도 전무했다.
마지막으로 9위와 10위에는 하나증권(2조1630억원)과 대신증권(1조7821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하나는 전년 대비 대신과 순위를 맞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2025년 DCM 1조(兆) 클럽은 1~10위 증권사가 포함되며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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