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삼일PwC가 2025년 인수합병(M&A) 재무자문 부문에서 유수의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을 누르고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자본시장 주요 플레이어였던 SK그룹의 리밸런싱 거래를 사실상 싹쓸이 한 영향이 주효했다. 2위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오르며 글로벌 IB의 저력을 보였다.
2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5년 삼일PwC의 자문실적은 24조788억원으로 전년대비(21조4903억원)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문 건수는 151건에서 157건으로 6건 늘었다. 실적은 딜 완료(잔금납입)를 기준으로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하우스 수로 나눠 반영했다.
◆여주·나래에너지서비스 등 독차지…SK와 깐부 맺어 역대 최대
삼일PwC의 이번 자문실적은 딜사이트 리그테이블 기준 역대 최대다. 지난 2024년 자문실적 2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최고 실적을 갱신하면서 국내 M&A 재무자문 영역에서 압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일PwC가 지난해 재무자문 영역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데는 SK그룹의 리밸런싱 거래를 사실상 독차지한 영향이 컸다. 실제 상반기 M&A 대어로 꼽혔던 SK스페셜티 거래에서 매도자인 SK그룹 측 재무자문을 단독으로 맡아 2조7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SK온-SK엔텀 합병(9724억원) ▲SK엔펄스 CMP 패드 사업부 매각(3361억원) ▲SK스퀘어 아이디큐 지분매각(3596억원) ▲SK넥실리스 박막사업부 매각(950억원) 등 SK그룹 거래 대부분에서 재무자문사로 이름을 올렸다.
하반기 들어서는 SK이노베이션이 여주·나래에너지서비스 지분인수에도 참여하며 두둑한 레코드를 추가했다. 해당 거래에서 삼일PwC는 인수자인 메리츠증권 측 재무자문을 단독으로 수행해 3조원의 자문실적을 쌓았다. 이 밖에 ▲SK온-SK엔무브 합병(1조6622억원) ▲SK에코플랜트 환경자회사(리뉴원·리뉴어스·리뉴에너지충북) 매각(1조7800억원) ▲SK에코플랜트 SK에어플러스 지분 매각(1조3000억원) 등 SK그룹의 조 단위 거래에서 대부분 자문사로 이름을 올리며 끈끈한 파트너십을 이어갔다.
삼일PwC가 SK그룹 딜을 독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국내 대기업들은 M&A 재무자문에 있어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외국계 IB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서울대를 나와 관련 전문인력 네트워크가 막강한 최창원 의장은 겉만 번지르르한 외국계보다는 실력과 인성을 갖춘 국내 회계법인들에 딜을 맡기거나 SK그룹 자체적으로 M&A를 진행하는 걸 선호한다는 후문이다. 최근 삼일PwC가 민준선 대표를 필두로 딜 역량을 강화해 온 가운데 최창원 의장의 요구와 맞아 떨어진 인력을 공급하면서 SK그룹 거래를 도맡을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BoA메릴, 인텔 낸드 거래 마무리 덕에 2위 안착…3위 삼정KPMG
2025년 재무자문 순위 2위는 BoA메릴린치가 차지했다. BoA메릴린치는 지난해 자문실적 16조511억원, 자문 건수 5건을 기록했다. 조찬희 대표가 이끄는 BoA메릴린치는 지난 2024년 5400억원 가량의 자문 실적을 거두며 16위를 거뒀지만 1년 만에 다시 실적을 복원해 2위에 안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BoA메릴린치가 16조원 규모의 자문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거래가 5년 만에 마무리된 영향이 컸다. 해당 거래는 지난 2021년 1차 클로징이 이뤄진 후 지난해 3월 2차 잔금납입을 진행하며 종결됐다. BoA메릴린치는 매도자인 인텔 측 재무자문을 단독으로 맡아 11조1205억원에 달하는 자문실적을 거뒀다. 이 밖에 BoA메릴린치는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차이나 매각(2조256억원),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의 LG화학 수처리 필터사업부 인수(1조3940억원) 등 조 단위 거래에도 이름을 올렸다.
자문순위 3위에는 삼정KPMG가 올랐다. 2025년 삼정KPMG는 70건의 거래에서 재무자문을 제공하며 총 13조858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정KPMG는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 삼성SDI 편광필름 사업부 인수(1조1210억원) ▲한화디펜스·에너지 한화퓨터푸르프 지분인수(1조1407억원) ▲블랙스톤 준오헤어 인수(8000억원)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그룹빌딩 매각(4500억원) 등의 거래 참여했다. 삼정KPMG가 10조원 이상의 자문실적을 거둔 건 지난 2022년(10조288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재무자문 순위 4위와 5위는 각각 UBS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차지했다. 이경인 대표가 이끄는 UBS는 13건의 거래에서 재무자문을 제공하며 10조9533억원의 자문실적을 올렸다. 박장호 대표의 씨티증권은 자문실적 7조6093억원, 자문 건수 7건을 기록했다. 특히 이들은 오랜만에 M&A 시장에 등장한 삼성전자 거래에서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HVAC) 업체 플렉트그룹 인수한 건으로 UBS는 매도자인 트리톤 측, 씨티증권은 인수자인 삼성전자 측 자문을 맡으며 2조373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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