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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피 시대 딜레마…IPO 옥죄는 중복상장 논란
노우진 기자
2026.01.13 09:20:16
지난해 1위 한투가 9위로 추락…대기업 계열사 상장 막히자 혜성 같은 스타 실종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2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공언한 이른바 코스피 5000 시대가 목전으로 다가왔지만 증시 랠리 속에서도 정작 투자은행(IB) 업계 표정은 어둡다. 대세상승에 돌입한 증시가 잔치가 벌어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조 단위 랜드마크 딜이 자취를 감추며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어서다. 

이재명 정부가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대기업들의 중복상장을 막겠다고 공언한 후과인데 이 딜레마가 오히려 5000피 시대에도 증시 투자자들의 이익 창출 기회와 증시의 기업육성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 성장을 위해서는 주식자본시장(ECM)의 꽃이라 할 수 있는 IPO 시장 활성화가 이뤄져야 하고 자가당착의 도그마에서 빠져나와 건실한 우량주 유치에 힘써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12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2025년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IPO 시장에서 2024년 1위를 기록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9위로 추락했는데 이는 중복상장 논란으로 대부분의 대기업 비상장 회사들이 기업공개를 포기한 때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순위의 희비를 가른 건 실제로 대기업 자회사 빅딜이었다. KB증권은 일찌감치 1분기에 LG씨엔에스 상장을 주관하면서 선두를 점했다. 이 딜을 제외하면 순위가 하락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반대로 한투는 대표 주관을 맡았던 SK엔무브와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기업 계열사 딜이 줄줄이 좌초된 탓으로 10위권 끝으로 추락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1분기에 상장된 LG씨엔에스는 실제로 논란에 불을 지폈고 후보 자격으로 유세 중이던 대통령은 이를 선악의 문제로 규정했다.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물적분할 사례를 암소와 송아지에 비유하며 부당거래로 지목한 것이다. 알짜 사업부가 분할을 거쳐 별개 회사로 상장하면 기존 주주들이 투자한 모기업 가치가 훼손된다는 논리였다. 이 정부가 출범하면서 규제 리스크는 현실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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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줄 잣대에 기업과 증권사 속앓이


그러나 주주권익 보호라는 본질적인 수호가치를 위해서도 정비돼야 할 문제는 혼란스러운 가이드라인의 모호성이다.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을 구별하기 위해 제시한 잣대는 ▲지배구조 독립성 ▲이사회 구성 다양성 ▲특수관계인 거래 관리 ▲주주환원 계획 등이다. 해석의 여지가 너무 큰 정성적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구체적인 준거가 빠진 탓에 현장에선 고무줄 심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형평성 시비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상장한 티엠씨가 대표 사례다. 코스닥 상장사 케이피에프의 핵심 자회사로 상장 전 모회사 지분율이 68%를 상회했고 매출 의존도도 절반에 육박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녁을 벗어났기 때문에 심사 문턱을 무난히 넘었다. 반대로 KT의 핵심 금융 계열사인 케이뱅크는 논란에서 자유로운 무풍지대에 있다. 엄연히 중복상장 사례지만 핀테크라는 생소한 장르의 영역에 있으면서 증시 도전 3수생이라는 문제로 인해 시장의 인식조차 희미하다. LS그룹이 시도하는 에식스솔루션즈와 HD현대로보틱스의 처지는 정반대다. 상장 추진 발표 직후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있어 발이 묶인 기업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이 주목하는 대어에 해당한다. 대기업 자회사라는 태생적 지원 환경 덕분에 유복하게 자라나서 인지 건강하고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췄다. 몸값도 대부분 조 단위로 거론된다. 무사히 증시에 입성했다면 시장 유동성을 배가하고 질적 성장을 견인할 기폭제가 됐을 터다. 하지만 현재는 시장 진입 자체가 봉쇄된 상태다.


IB 업계에서도 아쉬움을 토로한다. IPO 시장과 증권시장은 톱니바퀴다. 양질의 기업이 꾸준히 유입돼야 증시도 활기를 띠고, 증시가 활발하고 건강하게 작동해야 또 다른 기업도 상장에 나서는 구조다. IB 관계자는 "이런 때일수록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신규 기업이 상장해야 지수 상승 곡선의 기울기가 더 가팔라진다"며 "상장을 희망하던 기업들도 중복상장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까 봐 눈치만 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 거래소만 바라보는데…방향 못 잡고 갈팡질팡


상장이 막힌 기업의 고통은 모기업으로 전이된다. 성장을 위해서는 자금 유치가 필수적인데 주식을 통한 조달 창구가 막히면 그룹 전체에는 재무부담이 가중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SK온이다. SK온은 재무상황 악화 외에도 중복상장의 벽에 가로 막혀 IPO를 포기했다. 이 때문에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SK온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을 대신 상환했다.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SK온으로부터 전가된 손실로 인해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주주 보호를 위한 규제가 오히려 주주가치를 훼손한 것이다.


금융당국도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 유럽에서 글로벌 기업의 국내상장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에 나섰다. 국내의 유망 기업은 외면하고 해외에서 새로운 주자를 찾고 있다. IB 관계자는 "위에서는 정부가 누르고 아래에서는 여론의 비판이 거세어지니 중간에 낀 거래소가 난처하다"며 "정확한 기준을 세우고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거래소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차라리 확실한 시그널을 주면 여기에 맞춰 준비하거나 아예 포기할텐데 지금은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거래소는 연내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방침이지만 혼선 해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존 발표한 가이드라인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중론인 가운데 있어 중복상장의 의미부터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2년 당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주주보호 방안에는 물적분할된 자회사의 상장에 관한 내용만 포함돼 있다. 그러나 거래소의 기조는 지배구조상 상장사가 있으면 모두 중복상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규제 적용 범위에 대한 원점 재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코스피 5000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추가 모멘텀이 필수적이다. 야심 차게 증시 부양을 외친 이재명 정부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딜레마를 해소할 수밖에 없다. IB 관계자는 "주주가치를 기반으로 한 체질 개선과 우량 기업 유치를 통한 외연 확대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해상충 관계를 조율해 교집합을 찾아내는 정책 솔루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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