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IT·디지털 분야 전문성이 두드러진다. 전산학 박사 출신 사외이사를 두어 클라우드·디지털 인프라에 관한 높은 이해도를 이사회 차원에서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금융권 최초로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을 추진하며, 소비자보호 의제도 최고 의사결정기구에서 다루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최근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와 IT 보안 관련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선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디지털 전문 사외이사 배치와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을 통해 이를 일정 부분 반영한 구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IT 보안 실무보다는 디지털 인프라 안정성과 전략적 관리 측면에 초점을 맞춘 배치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9명 등 모두 12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다른 금융지주 이사회와 비교해 사내이사 수가 많아 사외이사 비중은 75% 수준이다. 다만 개별 사외이사의 전문 영역과 이사회 내 역할 분담이 명확하다는 평가다.
눈에 띄는 인물은 윤심 사외이사다. 윤 이사는 프랑스 파리 제6대학에서 전산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SDS 연구소장과 클라우드사업부장, 미라콤아이앤씨 대표이사를 지낸 IT·클라우드 전문가다. 국내 금융지주 이사회 가운데 순수 전산학 기반의 기술 전문가가 사외이사로 참여하는 사례는 드물다.
윤 이사는 현재 이사회 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 인프라 안정성과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리스크를 이사회 차원에서 점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윤 이사의 경력은 정보보호·해킹 대응 등 보안 실무보다는 클라우드 등 IT 전반 전략에 가깝다. 사이버 보안 대응 역량을 직접 보강했다기보다 디지털 인프라 설계·안정성, 기술 리스크 관리 측면의 전문성을 이사회에 올려놓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IT·디지털 외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법률 분야에서는 부산고등법원장을 지낸 이강원 사외이사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이재민 사외이사가 내부통제·준법·지배구조 관련 법률적 견제와 균형을 담당한다.
정책·행정 라인 출신 사외이사도 포진해 있다. 원숙연 이사는 기획재정부 재정성과평가단장을 지낸 행정학자로, 대법원 감사위원 경력도 있다. 주영섭 이사는 관세청장과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역임한 조세·재정 정책 전문가이며, 이준서 이사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회계 분야에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 출신인 이재술 이사가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과 상장사 감사 경험 등을 바탕으로 재무 투명성과 내부통제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 같은 이사회 구성과 맞물려 소비자보호를 이사회 차원의 핵심 의제로 끌어올리려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앞서 10월 금융권 최초로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그룹 전사 차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정책을 총괄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의 기능을 확대해 출범하는 소비자보호위원회는 금융소비자보호 정책과 성과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직접 평가·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금융소비자보호를 단순한 법규 준수나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그룹의 핵심 가치이자 경쟁력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 등 과정을 거친 뒤 내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 등을 통해 소비자보호위원회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의 기조를 고려해 다른 금융지주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위원회 신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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