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후성그룹이 계열사 간 자사주 거래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나섰다. 거래의 중심에는 지주사격인 후성홀딩스가 자리한다. 표면적으로는 자본 효율화 조치지만, 실질적으로는 후성홀딩스 최대주주인 김용민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후성그룹은 최근 주요 계열사들이 보유하던 자사주를 잇따라 처분했다. 그룹의 모체인 한국내화는 자사주 562만9960주(지분 13.17%, 약 124억원)를 계열사 한텍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오는 12월 중 처분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한국내화는 한텍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한텍의 최대주주인 후성은 한국내화 지분을 우회적으로 확보, 한국내화에 대한 실질 지배력을 강화하게 된다. 후성은 불소화학 물질을 만드는 코스피 상장사로, 후성그룹 오너 2세 김용민 부회장이 지분 20.8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시점에 자사주 정리에 나섰다. 코스피 상장 방산업체 퍼스텍은 지난달 말 자사주 17만7101주를 후성홀딩스에 처분했고, 후성 역시 보유 중이던 자사주 94주를 같은 날 후성홀딩스에 넘겼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보유 자사주 전량을 지주사에 이전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지배구조의 중심에 선 후성홀딩스는 김용민 부회장이 지분 54.06%를 보유한 회사로, 그룹 내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그룹 지배구조 하단에 있는 일광이앤씨가 보유 중이던 후성 주식 439만8250주(지분율 4.1%)를 후성홀딩스에 매각하기도 했다. 거래 규모만 266억원에 달했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자사주 및 계열사 지분 거래가 모두 후성홀딩스를 축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내부 지분 조정을 통한 지배력 강화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곧 김용민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안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후성그룹은 기초화학물질·내화물·방위산업 부품 등 후방산업 계열사를 보유한 중견그룹이다. 코스피 상장사 3곳(후성·한국내화·퍼스텍)과 코스닥 상장사 1곳(한텍)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상장사 4곳의 지난해 매출은 총 9000억원을 넘어섰다.
창업주인 김근수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동생인 정희영 여사의 아들이다. 1948년생인 김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장 직함 유지와 후성홀딩스 2대 주주 유지 등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양새다.
딜사이트는 후성그룹의 자사주 전량 정리 및 지배력 강화 측면과 관련해 후성 등 주요 계열사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후성홀딩스 관계자의 경우 "공시사항 외 드릴 수 있는 답변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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