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화공기기 전문 제조기업 '한텍'이 수익성 높은 미국 프로젝트 호조에 힘입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록했다. 3월 코스닥 상장 이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대폭 증가했고,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4.4%로 고수익 사업 구조가 확연히 드러났다.
미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으며, 안정적 수익 기반과 재무구조 개선(부채비율 41%)까지 겹치며 하반기 LNG 프로젝트와 암모니아 탱크 사업 등 신사업 모멘텀까지 더해져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한텍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 831억원, 영업이익 203억원, 당기순이익 1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4.5%, 210.6%, 14.6% 증가한 수준이다.
눈에 띄는 점은 본업 수익성의 대폭 개선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4.4%로, 전년동기대비 16.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경쟁입찰이 적고 공급단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미국 프로젝트 매출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매출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전체 매출의 50%를 돌파했다.
한텍의 주력사업인 화공기기 사업(전체 매출의 80% 이상)에서는 ▲LNG 플랜트와 ▲정유화학 플랜트의 유지 보수향(애프터마켓) 매출이 절반 정도씩 차지한다. 최근 실적 호조는 미국 내 노후 플랜트 증가에 따른 애프터마켓 매출이 호조세를 견인했다. 화공기기 유지보수 및 설비 업그레이드는 반복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도 있다.
상반기 신규 수주의 80%가량도 정유화학 애프터마켓에서 이뤄졌다. 신규 수주 규모는 900억원으로, 단순 연환산 기준으로 2022년 이후 최고치다. 한텍은 올해 핵심사업인 화공사업부에서만 2000억원이 넘는 신규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주의 대부분이 수익성이 높은 미국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LNG 프로젝트를 포함하지 않고 달성한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서 LNG 프로젝트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하반기 주요 LNG 발주가 잇따를 전망이다. 정유화학 유지보수 매출과 LNG 수주가 더해지면 실적 호조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수익 중심의 미국 프로젝트는 재무구조 개선에도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한텍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44.2%포인트 하락한 41.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61.1%포인트 상승한 166.2%를 기록했다. 이익잉여금은 794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곳간을 보유하고 있다.
한텍이 추진 중인 친환경 신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다. 정부는 현재 탄소중립의 중간단계로 석탄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발전화를 진행 중이다. 2030년까지 20개 이상의 석탄발전소를 암모니아 혼소비율 20% 이상의 발전소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혼합연소발전은 석탄과 암모니아를 섞어 태우는 발전 방식인데, 암모니아가 연소할 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활용한 친환경 발전이다. 한텍은 암모니아 저장 탱크를 만드는 특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암모니아 탱크의 EPC(설계·조달·시공)가 가능한 회사는 한텍을 포함해 국내 두 곳 정도로 파악된다.
2027년부터 본격 개화할 암모니아 탱크 시장 규모는 8000억원 정도로, 이 중 절반 이상을 한텍이 수주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암모니아 탱크사업에 더해 최근 원전해체 시장도 개화하면서 한텍의 수혜도 아울러 전망된다. 한텍이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인 '캐스크(CASK)' 제조능력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텍 관계자는 "기존 애프터마켓과 LNG 프로젝트를 공고화하는 가운데 암모니아 탱크 및 캐스크 등 신사업이 뒷받침하는 형태로 장기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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