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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에 발 묶인 그리드위즈…공모자금 544억 '대기 모드'
노만영 기자
2026.01.19 08:30:16
EV 충전 인프라 둔화 영향에 해외 거점·영업양수 계획 지연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6일 06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그리드위즈'가 상장 당시 확보한 공모자금 집행을 당초 계획보다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EV) 충전 인프라 및 충전기 사업의 해외 확장을 주요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지만, 글로벌 EV 산업 둔화 국면(Chasm, 캐즘) 속에서 투자 시점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리드위즈는 2024년 6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총 560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상장주선인 의무인수분과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조달금액은 544억원으로, 회사는 이를 EV 산업 해외 진출을 위한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 영업양수자금으로 배정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모자금의 상당 부분이 집행되지 않고 예금 형태로 유보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드위즈는 전력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력수요관리(DR),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EV 충전부하 등 분산된 에너지 자원을 통합 운영하는 에너지 플랫폼 기업이다. 개별 사업장의 전력 사용을 예측·제어해 피크 관리와 비용 절감을 지원하는 에너지관리(EM) 기능과 함께, 다수 자원을 묶어 전력시장에 참여시키는 가상발전소(VPP) 운영·입찰·정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드위즈 주요계열사 자산총계·실적 (그래픽=신규섭 기자)

회사는 IPO 당시 해외 거점 구축과 EV 사업 확장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순조달금액 544억원 가운데 시설자금 171억원, 운영자금 120억원, 영업양수자금 252억원을 각각 배정했으며, 시설·운영자금은 미국과 유럽 지역의 생산·판매 거점 구축 및 현지 운영비로, 영업양수자금은 양방향 충·방전(V2G) 사업 확장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다만 상장 후 1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시된 '공모자금 사용실적'을 보면 영업양수자금과 운영자금 사용 내역은 여전히 기재되지 않았다. 또 연결 기준 종속기업 현황에서도 미국이나 유럽 법인은 확인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EV 충전 인프라 산업 둔화로 인해 해외 진출 및 영업양수 집행을 보수적으로 조정했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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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분기말 그리드위즈 현금성자산 구성내역 (그래픽=신규섭 기자)

재무상태표상 현금성자산 구성에서도 공모자금이 예금 형태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말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09억원으로, 보통예금 409억원과 정기예금 200억원으로 구성됐다. 2025년 3분기 말에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78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으며, 보통예금이 518억원을 차지했다.


앞서 그리드위즈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투자 집행이 지연될 경우 공모자금을 원리금 상환 불이행 위험이 낮은 금융상품에 예치했다가 집행 시점에 맞춰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영업양수자금 집행과 관련해 일부 움직임도 나타났다. 그리드위즈는 2025년 7월 총 111억원 규모의 '트라이던트에이아이사모투자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그리드위즈가 100억원을 출자해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하고, 트라이던트프라이빗에쿼티(PE)가 위탁운용사(GP)를 맡는 구조다.


트라이던트 PE는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출신 최원경 대표가 설립한 하우스로, 스마트팜 업체 우듬지팜 등에 투자한 이력이 알려져 있다. 최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동부증권·푸르덴셜증권·신한증권 등을 거쳐 2008년 키움증권에 입사해 2016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2017년부터 키움PE에서 PE 경력을 시작한 뒤 2019년 독립해 트라이던트 PE를 설립했다. 최 대표는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모빌리티·조선·철도 등 기계 분야 리포트를 다수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드위즈는 이번 PEF 결성 목적을 전력 AI 분야 밸류체인 투자에 따른 사업 확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펀드 결성 이후 아직 본격적인 투자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당초 제시했던 EV 사업 확장이나 영업양수 성과가 가시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2025년 3분기 기준 이 펀드의 순자산은 109억원으로, 1억원 규모의 관리보수만 발생한 상태다.


EV 분야 확장이 지연되면서 매출 구조는 여전히 DR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리드위즈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246억원, 영업손실 43억원, 순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909억원, 영업이익 14억원, 순이익 64억원으로 손익이 개선됐다. 같은 기간 DR 매출은 74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1.7%를 차지했다.


딜사이트는 공모자금의 구체적인 집행 내역을 질의하기 위해 그리드위즈 측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그리드위즈는 2024년 6월 14일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공모가는 수요예측 밴드(3만4000~4만원) 상단인 4만원으로 결정됐다.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1만5300원이다. 최대주주는 김구환 대표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전체 지분의 28.82%를 지배하고 있다. 2대주주는 SK가스로 보유 지분율은 20.8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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