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건설업계가 또 한 번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금리 급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도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되고 있는 덕분이다. 정부의 PF시장 안정화 조치와 채권시장 유동성 공급으로 자금 경색이 완화됐고, 금리도 정점을 지나 안정세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원가율도 점차 하향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원가율 부담에서도 한숨 돌린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PF 리스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원가율 하락 등 외형적 지표의 안정에도 건설사의 수익성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연초만 하더라도 금리인하 기대감 및 저마진 현장 준공 등에 따라 하반기를 건설업 반등 사이클의 시작점으로 예상하는 낙관적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안전 리스크 부각 및 규제 확대, 민간 주택사업 축소 등이 새 변수로 떠오르면서 건설경기 회복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현장의 안전 강화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올해 발생한 연이은 안전사고 이후 정부는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등 고강도 제재가 예견되면서 건설사들은 안전관련 비용 증가 및 관련 리스크 확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새 정부의 공공주도 주택공급 확대가 더해지면서 건설사의 민간 주택사업 수익성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익구조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국내 건설업 역사는 주택사업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가장 많은 경험이 축적된 영역이며 다른 사업부문 대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였다.
정부는 공급 확대와 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찍은 이른바 9·7대책을 내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앞세운 공공주도의 직접 공급 확대가 주요 내용이다. LH가 공동주택용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시행하는 방식이 예고됐다.
공공 중심의 공급은 시행과 허가를 모두 공공이 담당하는 데 따라 민간주도 공급 대비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시공사인 건설사 입장에서는 높은 마진을 챙기기 어려운 구조다. 공공주도 확대 흐름에서 건설사들은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는 있어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
결국 건설업계는 안전관리 규제 강화에 따른 대규모 비용과 영업정지 및 과징금 등 새로운 리스크를 마주하게 됐다. 아울러 민간주택 사업 중심의 사업모델 종식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리, 원자재, PF 등 리스크에서 촉발된 업황 침체는 상승과 하강의 사이클이 존재하는 만큼 따라 버티면 반등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건설사들이 마주하게 될 안전 리스크와 규제 압력 등에 따른 구조적 수익성 저하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주택사업 중심의 단기적 수주 경쟁보다 장기적 생존 전략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건설사의 생존 전략을 '버티기'가 아닌 '바꾸기'에서 찾아야 한다. 체질을 바꾸고, 규제 리스크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건설사가 다음 사이클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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