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유리제조 전문업체 금비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고기영 부회장의 불안한 지배력이 향후 경영상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그룹 전반으로는 오너일가가 안정적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 부회장의 개인 지분은 10%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비가 최근 광동제약과 지분교환을 단행한 것도 우군 확보를 통한 경영권 강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비는 1966년 설립된 수유유리공업사를 모태로 하는 유리제조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이후 효성유리공업, 진로유리 등으로 사명을 변경하다 199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고 1992년 금비로 사명을 굳혔다. 금비는 본업 외에도 2010년 병마개 제조업체 '삼화왕관', 2019년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신우'를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지난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연결기준 매출은 2595억원, 영업이익은 124억원 수준이다.
금비의 지배구조는 금비가 그룹 최상단에서 삼화왕관을 자회사로 두고 삼화왕관이 신우 지분 100%를 보유하는 식으로 구성돼있다. 이때 고병현 회장(8.58%)과 장남 고 부회장(11.77%)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금비 전체 지분의 37.74%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족회사인 '금비비앤피'를 통해 금비 지분 11.09%를 확보한 상태다. 현재 고 부회장은 금비·금비비앤피·삼화왕관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 부회장의 불안정한 지배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기주식을 제외하고 가족회사, 자회사를 통한 지분을 합치면 금비에 대한 오너일가의 직·간접적 지분율은 63.0%에 달한다. 하지만 같은 기준으로 고 부회장의 지분은 13.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족경영을 바탕으로 고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언제든지 경영상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 같은 지분 분산은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금비는 지난 5개년(2020년 9월~2024년 9월)동안 70억원의 현금배당을 단행했는데 이 중 3년(2020년, 2022년 2023년)은 당해 영업상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실시됐다. 재투자를 통한 성장보다는 결국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의 몫을 챙겨주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 금비 주식의 7.19%, 8.09%를 보유한 고창희·고강희 씨는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광동제약과의 주식교환을 고 부회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금비는 지난달 30일 자기주식 18.15% 중 7.94%를 광동제약에 넘기고 광동제약 주식 66만1016주(1.68%)를 받아오는 골자의 주식교환을 단행했다. 자기주식은 제3자에게 넘어갈 경우 의결권이 살아난다. 결국 고 부회장이 광동제약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부족한 지배력을 보강하려 한다는 업계 중론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오너 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회사의 경우 과반 이상의 지배력을 갖춘 최대주주가 키를 쥐고 전반적인 사업을 주도하면서 성장을 도모하기 마련"이라며 "사업영역을 명확하게 가를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식 세대에 지분을 공평하게 나눠주는 것은 향후 경영상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금비 관계자는 "(광동제약과의 주식교환은) 주요 매출 거래처로서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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