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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 해외 재도전…'필리핀' 점찍은 속내는
이승주 기자
2025.10.22 14:00:21
에잇세컨즈, 현지업체 협업 통한 안전장치…관세·재고 고려한 전략적 판단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1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잇세컨즈의 필리핀 1호 매장(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필리핀에서 자사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두 번째 해외시장 도전에 나선다. 이번 해외진출은 국내 경기침체와 패션업계 경쟁심화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특히 앞선 2016년 중국 직진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관세·재고·한류영향 등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뒷받침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물산 패션은 올해 7월 필리핀에 에잇세컨즈 글로벌 1호점을 오픈했다. 이번 1호 매장은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 위치한 'SM 몰 오브 아시아'에 자리를 잡았다. 이를 위해 회사는 앞서 현지 리테일그룹 수옌 코퍼레이션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에잇세컨즈는 올해 3호점까지 출점하고 이후 현지 반응에 따라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의 해외시장 개척은 2016년 중국 직진출 이후 10여년 만이다. 사실 이는 국내 경기침체와 패션업계 경쟁심화로 인한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실제 삼성물산 패션의 올해 상반기 순매출은 1조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7.1% 줄어든 670억원으로 집계됐다. 마침 삼성패션연구소도 올해 소비심리 위축과 물가상승으로 패션시장 저성장을 예고해왔다.


다만 삼성물산 패션은 앞서 한 차례 해외시장 도전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 회사는 2016년 9월 상하이에 첫 매장을 오픈한지 2년만인 2018년 중국 사업을 공식 철수했다. 당시 삼성물산 패션은 중국 현지 법인인 '에잇세컨즈 상하이'와 '에잇세컨즈 상하이 트레이딩'을 설립하며 직진출했으나 중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 등으로 3년간 누적 매출 290억원, 영업손실 330억원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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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삼성물산 패션은 해외시장 재도전 과정에서 현지업체와 협업이라는 '안전장치'를 걸었다. 파트너사인 수옌 코퍼레이션은 필리핀에서만 약 1600개에 달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현지 2위권 업체다. 사업은 삼성물산 패션이 국내에서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면 이를 수옌 코퍼레이션이 매입해 현지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직접적인 투자없이 상품과 상표권만을 제공해 수수료를 얻는 방식으로 위험부담을 최소화한 셈이다.


동남아국가 중에서 필리핀을 선택한 것도 관세·재고·한류 영향 등을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필리핀은 '한-필리핀 FTA'를 통해 의류제품(HS코드 제50류~제63류)의 관세율이 0% 수준에 머문다. 국내에서 상품을 생산·수출해도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업계에서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것보다 유리한 선택지로 여겨지고 있다.


필리핀의 지리적·기후적 특성 역시 영향을 미쳤다. 현재 이 국가는 태평양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으로 동남아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여름이 길고 봄·가을이 짧은 기후적 특성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SS(봄·여름) 상품의 재고도 상당부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침 유행에 민감한 패션업의 특성상 당해 발생한 재고는 처분하기 어려워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삼성물산 패션의 재고자산은 2022년 4143억원→2023년 4353억원→2024년 4881억원으로 우상향하는 추세다.


아울러 현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4월 발표한 '2025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한국 문화콘텐츠가 마음에 든다고 응답한 비율은 88.9%로 평균 70.3%(인도네시아 86.5%, 태국 82.7% 등)를 상회했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도 이번 필리핀 진출을 시작으로 향후 아시아 권역에서 다방면의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필리핀은 관세에서 우호적인 것은 물론 한류 영향력이 큰 나라 중에 하나"라며 "필리핀 진출을 시작으로 향후 해외사업 확대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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