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병실 모니터에 심전도 파형이 끊임없이 흘러간다. 환자의 심박수와 호흡수, 산소포화도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기준치를 벗어나면 즉시 알람이 울린다. 간호사가 병실을 돌며 상태를 확인하기보다 시스템이 먼저 '이상 신호'를 호출하는 구조다. 병동 운영 방식 자체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었다.
15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동탄시티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은 웨어러블 AI 진단 모니터링 기업 씨어스(구 씨어스테크놀로지)와 함께 체험존부터 실제 병동, 검진센터까지 이어지는 투어를 개최하고 AI 기반 스마트병원 운영 전 과정을 공개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동탄시티병원은 단순히 일부 장비에 AI를 적용한 수준이 아니었다. 병동 모니터링은 물론 자기공명영상(MRI)·컴퓨터단층촬영(CT)·초음파 등 영상의학 장비, 검진센터, 환자 동선 관리까지 병원 운영 전반에 AI가 적용된 모습이었다.
영상의학센터에서는 AI 기반 촬영 및 판독 기술이 적용돼 검사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일부 MRI 검사는 기존 수십 분이 걸리던 촬영을 5~8분 수준으로 줄였고 AI가 1차 판독을 수행한 뒤 전문의가 이를 재확인하는 방식으로 효율과 정확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재활치료센터에서는 AI를 활용한 동적 검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환자의 움직임과 관절 각도, 근육 사용 패턴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해 평가하던 영역을 데이터 기반으로 정량화하면서 보다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동탄시티병원은 지난해 11월 씨어스의 웨어러블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 '씽크(thynC)'를 도입해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기능을 더했다. 이를 통해 AI 기반 스마트병동 운영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현재 간호·간병병동 90개 병상에 씽크를 적용 중이다.
씽크는 환자 몸에 부착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심전도·호흡·산소포화도 등 주요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AI가 분석해 이상 징후 발생 시 의료진에게 즉시 알림을 제공하는 구조다. 기존 중환자실 중심이던 모니터링을 일반 병동까지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병원 천장과 복도 곳곳에 설치된 데이터 수신 장치(게이트웨이)도 시선을 끌었다. 환자 데이터는 해당 장치를 통해 병원 서버로 전달되고 분석 결과는 간호 스테이션과 모바일 기기로 공유된다. 각 게이트웨이는 최대 20명의 환자 데이터를 동시에 수집·전송할 수 있어 병동 단위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씨어스는 두 개의 게이트웨이에 동시에 연결하는 '더블 게이트웨이(듀얼 커넥션)' 방식을 적용해 이동 중에도 신호 손실을 최소화했다.
실제 병동에서는 씽크 도입으로 인한 변화가 더욱 체감되는 모습이다. 수술 후 마약성 진통제 영향으로 맥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산소포화도가 저하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즉각 대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환자가 증상을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데이터 기반으로 선제 대응이 이뤄지고 있었다.
낙상 예방 효과도 눈에 띈다. 침상 이탈이나 이상 움직임이 감지되면 알람이 울리고 의료진이 먼저 병실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고령 환자의 경우 작은 낙상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체감 효과가 크다는 의료진 설명이다.
동탄시티병원의 공격적인 AI 전환 배경에는 화성시의 특례시 승격에 따른 급격한 의료 수요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지역 내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섰지만 상급종합병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지역 거점 병원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판단이다.
김미영 동탄시티병원 행정원장은 "화성시가 특례시로 승격되는 등 의료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인력과 인프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AI 기반 스마트병원을 통해 지역 내에서도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씨어스 역시 동탄시티병원을 핵심 레퍼런스로 삼아 스마트병동 모델 확산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실제 일반병동 전반에 적용된 스마트병동 운영 모델을 기반으로 주요 진료과와 병동 단위 도입을 확대하고 유사한 지역 거점 병원으로의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대엽 씨어스 부사장은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면서 비접촉 인프라에 대한 의료기관 내 수요가 커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AI를 활용한 스마트병동에 대한 필요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급성 심정지의 경우 조기 대처가 중요한 만큼 씽크가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병원에서 검증된 제품이 재택의료 등 더욱 먼 거리를 커버할 수 있는지 실효성 검증 임상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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