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금비 계열의 병마개 제조업체 '삼화왕관'이 모회사의 '현금 자판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시장의 관측이 나온다. 최근 영업권 손상차손과 원재료가격 부담에 실적이 악화되면서 투자금은 대폭 줄인 반면 배당 정책은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액주주 비중이 낮아 대부분이 모회사로 향하는 삼화왕관의 적자배당은 각종 재무지표를 갉아먹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화왕관은 1965년 설립된 병마개 제조 판매업체다. 이 회사는 1972년 국세청으로부터 납세용 병마개 지정사업자로 선정돼 국내 시장에서 한동안 독점 체제를 유지해왔다. 2010년대 들어 독점체제가 해소됐음에도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최근에는 약 1000억원 중반대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기록해왔다. 1994년부터는 한동안 두산그룹의 손자회사였으나 2010년 611억원(지분 50.02%)에 매각돼 금비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삼화왕관은 금비에 매각된 이후로 영업이익률 10%를 웃돌며 알짜계열사로 활약했다. 2019년에는 LG생활건강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화장품 용기제조사 '신우'를 737억원에 인수해 사세를 확장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 회사는 2011년 이후 매년 시가배당률 3%대의 배당을 실시하며 모회사에게 적지않은 기여를 해왔다. 삼화왕관은 2010년대 고배당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5만원대로 치솟아 한때 금비의 주가를 추월하기도 했다.
다만 2020년대에 들어선 이후 삼화왕관을 둘러싼 상황이 급변했다. 수십 년간 안정적이었던 수익성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이 회사의 별도기준 매출은 2020년 1065억원에서 지난해 1325억원으로 연평균 5.61% 씩 성장했으나 영업권 손상차손과 원재료 비용의 증가 등의 이유로 같은기간 누적 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 삼화왕관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9.73%에서 지난해 7.63%로 2.10%포인트(P)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삼화왕관은 투자금을 대폭 줄이며 실적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이 회사의 연결기준 CAPEX(자본적 지출)는 2020년 186억원에서 2024년 49억원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260억원에서 –125억원으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삼화왕관은 지난해 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자본총계가 1442억원에서 1116억원으로 22.6% 감소하는 등 내실을 챙기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눈여겨 볼 점은 해당 기간 삼화왕관의 고배당 정책은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2020년부터 중간·결산배당을 통해 주당 1200~1250원의 배당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금배당성향은 2020년 152.42%, 2021년 160.25%으로 나타났고 2022년과 2023년에는 적자배당이 이뤄졌다.
여기서 삼화왕관의 배당금은 대부분 모회사와 기타주주로 흘러들어간다. 현재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53.43%를 보유한 금비이며 자기주식(16.54%), TCC스틸(7.91%)를 제외한 소액주주 비중은 16.27%에 불과하다. 또한 모회사인 금비 역시 지난 5개년(2020년 10월~2024년 9월)동안 총 70억원의 현금배당을 단행했다. 이때 금비의 지난 회계연도 말(2024년 9월 말) 기준 소액주주 비중은 23.6%, 오너일가와 가족회사 비중은 48.83% 수준이었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삼화왕관의 배당 정책이 재무지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20년 70.70%에서 지난해 82.81%로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172.63%에서 145.24%로 하락했다. 결국 삼화왕관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외형은 물론 내실을 다져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제언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삼화왕관은 금비에게 인수된 이후 알짜계열사로 모회사의 실적에 많은 기여를 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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