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국내 1위 벤처캐피탈(VC)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압도적인 운용 순자산(AUM) 규모를 과시하며 지난해 업계에서 나홀로 질주를 이어갔다. 국내사 가운데 유일하게 AUM 3조원을 넘은 한투파는 4조원 고지를 목전에 뒀다. 투자와 회수 부문에서도 각각 2위에 오르는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클래스의 차이를 분명히 입증했다는 평가다.
9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2025년 VC 리그테이블(PE 제외)에 따르면 한투파는 연말 기준 AUM이 3조8017억원을 기록해 2위인 KB인베스트먼트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5위권 하우스들이 AUM 2조원대에 진입해 이른바 1부 리그라고 부를 수 있는 상위권의 엔트리 베리어를 세웠고, 그 가운데서도 한투파는 독보적인 피지컬로 시장을 장악했다.
한투파는 회수 부문(2560억원)에서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성과는 황만순 대표와 김동엽 CIO가 직접 운용역으로 참여한 '리업(Re-Up) 시리즈'가 견인했다. 리업시리즈는 성장성이 검증된 기존 포트폴리오에 후속 투자(Follow-on)하는 전략으로 2025년 한 해에만 약 1000억원에 달하는 회수금을 기록했다.
특히 4830억원 규모의 '한국투자Re-UpII펀드'는 지난해 341억원을 추가 집행하며 결성 4년 만에 드라이파우더를 거의 소진(잔액 45억원)했다. 유망 기업의 성장 전 주기를 끝까지 책임지는 한투파 특유의 밀착 투자 철학이 거둔 결실이라는 분석이다.
투자 부문에서도 한투파는 3070억원(2위)을 쏟아부으며 시장 활성화를 주도했다. 지난해 6월 최종 클로징한 3510억원 규모의 '한국투자핵심역량레버리지II펀드'가 핵심 재원이 됐다. 한투파는 이 펀드를 통해 인공지능(AI)과 우주항공 그리고 방위산업 등 이른바 '신성장 트라이아드'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결성 1년 만에 전체 재원의 30% 이상인 1059억원을 신속하게 집행한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술 패권을 쥔 기업을 선점하겠다는 공격적인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투자와 회수에서의 활약과 달리 펀드레이징 부문은 1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신규 결성 펀드가 2개에 그친 영향이다. 하지만 이는 한투파가 이미 충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투파는 지난해 말 기준 4127억원(3위)의 드라이파우더를 보유하고 있어 업계 3위권의 투자 여력을 유지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글로벌 우량 자산 선점과 역외 펀드 조성 등 질적 성장에 무게를 둔 결과다.
시장의 눈은 이제 한투파의 해외 포트폴리오 회수 시점에 쏠려 있다. 한투파는 지난해 '한국투자US시그니처투자조합' 등을 통해 스페이스X에 약 14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앤트로픽과 xAI 등 글로벌 AI 유니콘 기업들을 대거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기업가치만 8000억달러(약 1174조원)로 평가받는 스페이스X가 올해 상장을 본격화할 경우 한투파는 국내 VC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회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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