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아영에프비씨(FBC)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와인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편의점 중심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중·저가 제품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와인의 성장성을 높게 판단한 셈인데 향후 유통망 확대와 재고자산 관리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아영FBC는 1987년 주류 수입 자유화에 맞춰 국내 1호로 관련 면허를 획득하며 설립된 업체다. 현재는 창업주 우종익 대표이사와 예비역 사관후보생 동기 변기호(1992년 합류) 대표가 공동대표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수입하고 오프라인 매장(와인나라)까지 운영하며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의 와인 대중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는 국내 와인시장의 성장세와 발 맞춰 외형을 키워왔다. 아영FBC는 와인의 대중화에 따라 2014년 336억원이었던 매출이 2019년 565억원까지 연평균 10.95%씩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도입되면서 와인 붐이 일어나자 회사도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이에 아영FBC는 2022년 1242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했고 당시 시장에서는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엔데믹 이후 국내 와인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유흥시장이 활성화되며 소주·맥주 수요가 다시 늘어났고 그간 수입와인의 과잉공급도 발목을 잡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액은 2022년 5억8128만달러(8019억원)에서 작년 4억6211만달러(6376억원)으로 줄었으며 와인 수입량도 2021년 7만6575톤에서 지난해 4만6990톤으로 감소했다. 이에 아영FBC도 지난해 매출 992억원에 그치며 2년 연속 역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결국 아영FBC는 최근 대대적인 사업 전략 변화에 나섰다. 기존 고가 위주의 제품 라인업을 중저가 영역까지 확장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특히 20·30대가 소비를 주도하는 편의점 채널이 핵심 타깃으로 설정됐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편의점 전용 제품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는데 이달만 해도 편의점 GS25 단독 제품을 두 건이나 출시했고 서울 소재 식당에서 편의점 와인을 소개하는 간담회도 주기적으로 개최 중이다.
아영FBC의 이러한 행보는 와인의 수요가 점차 '편의점·가성비'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낮은 알코올 도수와 저렴한 가격을 대표하는 화이트와인의 지난해 수입액과 수입량은 각각 1억93만달러(1392억원), 1만6571톤으로 각각 전년 대비 16.3%, 8.6% 증가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영FBC의 전략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상품구색(SKU)을 무리하게 늘리게 되면 '다품종 소량 판매'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특히 재고자산이 늘어나면 보관·관리비용 증가는 물론 운전자본에 대한 부담도 확대되는데 결국 유통망 확대와 재고자산 회전율을 높이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아영FBC의 경우에도 와인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재고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은 512억원으로 전년(266억원)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아영FBC가 와인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이유는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결국 제품 수를 늘리며 불어난 재고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아영FBC 관계자는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채널별·가격대별 포트폴리오를 균형있게 구성하고 있다"며 "단기적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브랜드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운영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고자산에 대해서도 건전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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