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현대건설이 신임 CFO를 맞이한 이후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새로운 재무 수장이 진두지휘하는 첫 회사채 발행인 만큼 조달전략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몰렸지만, 기존 흐름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특히 현대건설은 꾸준히 5년 만기 장기물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높은 금리를 감당하더라도 만기 장기화를 통해 안정적 자금 확보에 중점을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6일 수요예측을 거쳐 9월3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금액을 최대 4000억원까지 열어뒀다.
이번에 회사채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9월 2일과 5일 만기가 돌아오는 2년물 1300억원과 5년물 1200억원 규모 회사채 차환에 쓰일 예정이다.
만기별 발행 규모는 2년물 700억원, 3년물 700억원, 5년물 600억원으로 잡아뒀다. 만기 구성이 2년·3년·5년으로 지난해 1월과 올해 2월 공모채 발행 당시와 동일한 구조인 점에 눈길이 간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월 회사채를 발행해 3000억원을 조달했다. 2년물 1500억원, 3년물 1300억원, 5년물 200억원이었다. 올해 2월에도 2년물과 3년물, 5년물로 자금을 조달했다. 2년물 700억원, 3년물 1800억원, 5년물 500억원을 발행해 총 3000억원을 마련했다.
만기 5년 이상의 장기물이 꾸준히 포함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은 건설사 가운데 드물게 만기 5년 이상의 장기물을 통해 안정적 조달구조를 꾸려온 발행사로 꼽힌다. 가파른 금리인상기였던 2023년을 제외하면, 2020년 이후로는 매번 회사채를 발행할 때 5년 이상 장기재가 포함됐었다. 2020년에는 7년물을 넘어 1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앞서 7월 현대캐피탈에서 재경본부장을 지낸 이형석 전무를 새로운 CFO(최고재무책임자)로 맞이했다. 재경본부장이 교체됐음에도 장기물을 포함시키는 회사채 발행 전략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장기물의 경우 단기 채권 대비 차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금리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앞서 2월 현대건설 회사채 발행 당시 2년물 금리는 3.16%였지만, 5년물의 경우 3.38%에 이르렀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환하는 5년물의 경우 2020년 9월 발행됐다. 당시 기준금리가 0.50%에 불과했던 덕분에 5년물임에도 1.82% 금리 조건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최근 현대건설의 5년 만기 회사채 민평금리가 3.2%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다시 5년물을 발행해 차환하게 되면 발행금리는 무려 130bp(1bp=0.01%p) 이상 높아진다.
5년물 대신 2년물이나 3년물로 차환하면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음에도 5년물 발행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안정적 자금 조달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2016년부터 마이너스(-) 순차입금을 유지하며 실질적으로 무차입 경영을 이어왔는데, 보유 순현금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그 흐름이 끊어졌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현대건설의 순차입금 규모는 -7357억원, 총차입금은 2조5150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순차입은 2637억원, 총차입금은 2조2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은 2000억원 이상 줄었음에도, 1조원 이상의 현금 유동성이 증발하면서 순차입금은 대폭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와 더불어 안전 관련 이슈 등 부정적 요소가 산재해 건설채 전망이 밝지 않다"며 "조달여건 악화가 예상되는 경우 차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기물 발행을 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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