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해외 제약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시장 진출에 나선다. 회사는 후발주자로서 타사 대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쟁사들과는 달리 국내에서 생산해 물류비 등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회사는 향후 면역증강 독감백신의 국가예방접종(NIP) 편입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독감백신 후보물질 'NBP607B'에 대한 1/2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NBP607B는 회사의 기존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에 면역증강제를 적용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이다. 회사는 올해 북반구 독감 유행 시기에 맞춰 국내외 고령자 약 320명을 대상으로 NBP607B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존 독감백신이 65세 이상 고령층 대상으로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경우 면역 노화로 인해 백신 접종에 대한 면역 반응이 저하된다. 실제로 대한의학회지에 게재된 '2023~2024 절기 국내 8개 병원의 성인 독감 의사환자 2632명의 백신 접종 효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는 17.4%를 기록했다. 이는 18세 이상 64세 이하 연령층에서 나타난 24.3% 대비 7.1%포인트(p) 낮은 수치다.
면역증강 독감백신은 면역증강제를 활용함으로써 고령층 대상으로 뛰어난 예방효과를 보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면역증강제가 고령층에 충분한 면역 반응과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원리다. 이러한 점에서 면역증강 독감백신을 비롯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이미 국가 차원에서 고령층에 대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지난해 1월 NIP 도입 우선순위를 발표했는데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이 15개의 백신물질 중 5위를 차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의 고령층 대상 예방효과를 고려하면 질병청이 NIP에 편입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면역증강 독감백신을 개발해 내수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국내 최초 면역증강 독감백신 개발에 성공해도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다. 앞서 CSL퀴리어스, 사노피 등 해외 제약사들이 국내시장에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을 차별화 포인트로 설정했다. CSL퀴리어스와 사노피의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시장가격은 각각 5만~6만원, 8~10만원 수준으로 기존 표준백신(3만원대) 대비 2~3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서 고면역원성 백신을 제조·생산하며 물류비 등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NBP607B는 향후 안산 백신공장 'L HOUSE'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또한 민간기업이 아닌 연구기관의 면역증강제를 활용하며 원가절감도 추진한다. 회사는 NBP607B에 스위스 비영리 백신 연구기관 'VFI'의 면역증강제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영리 기관의 면역증강제가 아무래도 민간기업 제품 대비 가격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을 5만원대 이하 가격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NBP607B 상업화에 성공하면 기존 글로벌 제약사 위주로 형성돼 있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시장구도를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면역증강 독감백신은 기존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에 면역증강제를 더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신속한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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