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건혁 기자] 국내 핀테크 업계와 학계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요국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 교수는 24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핀테크 및 디지털자산 활성화를 위한 벤처투자포럼'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될 때마다 국채와 바뀌는 개념이라 통화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신용창출도 하지 않기 때문에 자유은행 시대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거나 미국의 자유은행 시대가 될 수 있다는 말은 괴담이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초 밝힌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우려와 상반된다. 앞서 지난 10일 이 총재는 "다수 비은행 기관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면 다수의 민간화폐가 만들어지는데 이 화폐의 가치가 다 다를 수 있어 19세기 (미국) 민간화폐 발행에 따른 혼선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며 19세기 미국 자유은행 사례를 언급한 바 있다.
강 교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대비의 시급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국가 간 거래에 사용될 수 있게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적어도 국내에서의 지급결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만큼 경쟁력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제자로 나선 서병윤 DSRV랩스 연구소장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 소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지엽적인 문제가 있다고 도입하면 안된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며 "다음 세대의 패러다임을 막을 수 없고 우리는 이 부작용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가를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소장은 "주요국들의 금융기관이 블록체인 기업과 협업하거나 인수하는 방식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 소장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금융기업인 페이팔은 가상자산 결제 수단에 스테이블코인을 포함시키고 낮은 수수료를 내세우며 홍보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금융회사 그랩도 지난해부터 스테이블코인으로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금융의 디지털화를 위해 현행법을 정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한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전자금융거래법은 2006년 말에 국회를 통과해 20년 가까이 틀을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뒤떨어졌다"며 "20년 동안 어마어마한 발전이 있었고 적용 범위 등이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결제·송금 지시만 하는 지급지시전달업 ▲계좌 기반의 다양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제도 ▲전자금융업 규제 완화 등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 참석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대통령께서도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이며 대한민국 도약의 유일한 기회라고 하셨다"며 "시장이 안정되고 나면 디지털과 AI 등 미래 산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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