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건혁 기자]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으로부터 국내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규제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미 관련 규제를 만든 일본·EU(유럽연합)의 내용을 참고해 우리나라에 적합한 규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일본과 EU의 규제가 서로 다르다"면서 "우리는 두 선례를 어떻게 습득해서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에 따르면 일본은 2023년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전자결제수단 등 거래업자(EPIESP)' 제도를 도입해 해당 업자들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손실보전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일본 내 유통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EU는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EU 내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EU의 여신기관 또는 전자화폐기관으로 인가받은 발행인만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위원은 "금융당국이 국내 투자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결제시장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제자로 나선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관련해 발행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황 위원은 "발행인 자격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갖춘 자에만 발행 허용하되 인가방식으로 부여해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발의된 법안의 자본금 요건보다 높은 50억원 이상 수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은 20억원, 전자화폐업은 5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요구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보다 범용성이 높으니 더 높은 자본금 요건이 필요하다는 것이 황 위원의 설명이다.
이용자 보호에 대해서도 "투명성과 안정성을 갖추도록 제도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며 상환의무·손해배상 책임·안전자산 확보 의무 등을 거론했다. 황 위원 역시 "USDC나 USDT가 국내 유통되고 있지만 이용자들을 보호할 장치가 전무하다"며 관련 제도 마련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법을 만든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법제화와 함께 후속조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어진 패널토론에 참석한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 규제에는 동의하면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고경철 한국은행 전자금융팀장은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제화를 논의할 때 우리나라 통화금융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하면서 발전시킬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화폐 대용으로 나오게 되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할 때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생겨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은행의 경우 각종 규제와 유사시 중앙은행이 지원할 수 있는 안전망이 있는데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어떤 주체가 발행했을 때 시스템에 영향을 덜 줄지에 대해 중앙은행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진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장은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혁신만큼 이에 대한 부작용도 고민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은) 공약 사항으로 국정기획위에서의 방향성 논의가 끝나야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종록 기획재정부 외환제도과장은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지만 스테이블코인을 외국환처럼 보고 동일 규제할 것인지, 발행 및 유통에서 외환시장에 영향이 없는 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 과장은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하반기 내 고민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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