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채린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태가 뒷걸음질 하며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50%를 하회했다.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10%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 미흡한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말 한진그룹 소속으로 편입된 만큼 가시적인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2024년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46.7%로 2023년 53.3%보다 6.6%포인트(p)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핵심지표 준수율 하락의 요인은 최고경영자(CEO) 승계 정책의 미비와 주주 대상 현금 배당 계획의 부재다. 예컨대 아시아나항공은 명문화된 최고경영자(CEO) 승계 정책을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이 회사 정관에는 '대표이사 유고 시 이사회에서 정한 이사가 이를 대행한다'고명시돼 있다. 타 기업의 경우 특정 인물을 지정해 둔 것과 대조되는 것으로, 리더십 공백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결손금 누적으로 현금 배당이 어려워지자 주주에게 배당 관련 계획을 안내하지 못했다. 배당 관련 항목을 이행하지 못하면 주주 예측 가능성 제고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감사위원회가 내부감사부서 인사조치 권한을 보유하지 않아 독립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외 미이행 항목은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더욱 저조했다. LCC 업체들의 경우 제주항공(66.7%)과 진에어(53.3%), 티웨이항공(46.7%) 등이 50% 내외의 지배구조 준수율을 보인 반면 에어부산은 2023년부터 2년 연속 핵심지표 준수율이 13.3%에 머물며 업계 최하위에 자리했다. 에어부산이 충족한 항목은 회계·재무전문가 보유와 내부감사기구의 경영정보 접근 절차 마련 뿐이다.
에어부산은 최근 상장사들이 줄지어 도입하고 있는 전자투표제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직접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인터넷 등 전자적인 방법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때문에 소수 주주의 권리를 보호와 주주총회의 투명성 확보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주요지표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모회사의 ESG 정책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2024년 지배구조 이행률은 67% 수준으로 높은 편이며, 계열사인 진에어도 50%가 넘는 준수율을 기록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전자투표제 도입을 비롯해 주주의결권 행사 확대 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추후 준수율이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배당 가능 이익이 발생하지 않아 계획 안내가 어려웠다"며 "배당 여건 확보 시 예측 가능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는 대한항공의 ESG 정책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며 "신규 계열사의 ESG 관리 수준을 한진그룹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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