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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률과 우리카드의 '이익율'
최지혜 기자
2025.06.09 07:40:19
ROA·ROE 독특한 산식…가감후당기순이익 사용 배경 명시해야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2일 08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우리는 다양한 비율을 표현하기 위해 접미사 '율'(率)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율을 붙이는 과정에서 백분율과 백분률, 상승율과 상승률처럼 헷갈리기 쉬운 맞춤법이 자주 등장한다. 받침이 있는 단어, 가령 상승, 성장, 수익 등의 뒤에는 률을 사용하고 받침없이 모음으로 끝나는 이자, 연체 등에는 율을 사용한다. 


우리카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에 '총자산이익율', '자기자본이익율' 등으로 ROA와 ROE를 공시하고 있다. 맞춤법에 따라 이익에는 률이 붙어 이익률이 되는데, 율과 률을 혼동한 사례다.


보고서 공시에 맞춤법을 틀리는 무성의함은 우리카드만의 ROA·ROE 독특한 산식으로 이어진다. 국내 카드사 8곳 중 유일한 '가감후당기순이익'이라는 분자 계산식이 핵심이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은 당기순이익을 분자로, 총자산(ROA)과 자기자본(ROE)을 분모로 둔다.


우리카드의 가감후당기순이익은 대손충당금 전입액 효과를 덜어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우리카드가 쌓은 적립액과 금융감독원이 요구하는 수준의 적립액의 차이를 순이익에 더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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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같은 산식이 ROA와 ROE의 수익성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대손비용이 4437억원으로 급증(57%)하며 순이익이 1121억원으로 반토막(-45.3%)났지만, ROE(6.6%)와 ROA(1.0%)는로 겨우 1%포인트(p), 0.1%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실적 추이도 왜곡된다. 2024년의 경우 순이익이 전년보다 32%나 개선됐음에도 ROE(5.6%)가 1%포인트 떨어졌고, ROA(0.9%)는 0.1%포인트 내렸다. 이 기간 분모인 총자산은 오히려 줄었고 자기자본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23년의 수치가 크게 조정돼 2024년의 실적 성장에도 지표가 오히려 악화한 결과다. 타 카드사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산식을 반영하면 2023년 우리카드 ROE는 4.21%로 공시와 2.39%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반대로 지난해에는 가감후당기순이익이 크게 조정되지 않아 실적과 수익성 지표가 역방향을 나타냈다.


우리카드의 가감후당기순이익 사용은 다소 이례적이지만 금감원의 공시기준에는 어긋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카드 역시 내부적으로 지표를 관리하거나 우리금융지주에 수익성 지표를 공유하기 위해 일반적인 산식으로 계산한 ROA와 ROE를 따로 산출하고 있다. 이는 결국 공시된 수익성 지표가 실질적인 경영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우리카드만 다른 카드사들과 다른 산식을 사용함으로써 지표 비교가 어려워지는 문제점도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일반적인 지표 산출식을 적용한 ROA와 ROE를 별도로 공시하거나 보고서에 가감후당기순이익의 계산법을 명시하는 등 추가 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건전성 지표의 악화는 금융사의 수익성을 잡아먹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손비용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손실을 미리 반영하는 회계 항목이긴 하지만, 이를 실질적인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이 당기순이익을 임의로 가감해 수익성 지표에서 대손비용의 회계적 효과를 덜어내지 않는 이유다.


회계 처리의 임의성은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이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게 함으로써 공시의 투명성을 훼손한다. 우리카드 사례는 기업이 공시의 실질적 의미보다 수치에만 집중할 때 발생하는 모순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처럼 실제 경영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수익성 지표는 받침 있는 '이익'에 '율'을 붙인 것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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