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SGC E&C(SGC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울산 달동 주상복합 사업이 5년째 브릿지론 단계에서 표류 중이다. 해당 사업은 첫 삽을 떠보지도 못한 채 브릿지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장을 이어가고 있다.
SGC E&C는 5년째 사업이 지연되면서 브릿지론 대출 당시 채무인수를 약정 함에 따라 116억원의 우발채무가 현실화됐으며, 손실액 보전을 위해 사업 정상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브릿지론 대출 이후 5년째 사업 진행률 '0'… 이자비용 '89억'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업시행사인 송강산업개발은 2021년 브릿지론 대출을 일으켰으며 1년 단위로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울산광역시 남구 달동 1247-3번지 일원에 지하 5층~ 지상 39층 규모의 공동주택 179가구, 오피스텔 52실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SGC E&C가 시공을 맡았으며, 우리자산신탁이 신탁을 맡았다.
송강산업개발은 2020년 7월 해당 부지를 258억원에 매입했다. 토지 매입과 사업 추진 등의 목적으로 한강새마을금고 등 24곳의 새마을금고로부터 520억원을 차입했다.
당시 시공계약을 맺은 SGC E&C는 시행사에 12억9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사업을 도왔다. 무이자로 빌려주는 대신에 해당 차입금과 관련해 사업수익의 45%에 해당하는 금액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사업 특성 때문에 SGC E&C는 당시 해당 사업을 '투자 연계 사업'이라고 칭했다. 시행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단순히 시공만 맡는 게 아니라 투자 명목으로 자금을 빌려주고 개발 이후 수익을 보장받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SGC E&C는 PF대출을 위해 유동화증권을 발행했을 당시 발행한 70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에 대해 조건부 채무 인수 및 연대보증을 약정했다. SGC E&C가 직접 자금을 빌려주거나 대출을 위해 신용을 보강해주면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 셈이다.
◆ 116억원 우발 채무 현실화…사업정상화 후 손실액 보전 가능
문제는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해당 사업이 착공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공사의 '첫 삽'을 떠보지도 못한 채 4년 동안 대출 이자비용으로만 89억원을 넘게 썼다.
SGC E&C는 브릿지론 대출 당시 발행한 유동화증권 116억원을 떠안게 되면서 우발채무가 현실화됐다. 대출 연장 과정에서 초기 70억원이었던 대출 규모가 공사 지연에 따라 비용이 상승하면서 116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본PF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SGC E&C는 해당 PF우발채무를 그대로 손실액으로 인식하게 된다. 시행사가 해당 사업을 포기한다면 토지 경‧공매를 통해서 손실액을 일부 보전할 수 있지만 시공사는 후순위 수익권자이기 때문에 회수 가능한 자금이 크지 않다. 현재 시행사는 사업을 재개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울산지방의 분양 경기 침체로 본PF로 전환되지 못한 채 대출이 중단됐다"며 "해당 사업은 인허가 절차를 모두 밟은 만큼 새로운 대주단을 구해 사업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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