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책임 준공한 물류센터 채무 인수로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SGC E&C(SGC이앤씨)가 올해 해외 플랜트 성과를 통해 반전의 신호탄을 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역대 최고 수준의 해외 플랜트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어 지속적인 현금 유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 역대 수주잔고 '2조6574억원'…수익성 높은 해외 플랜트 중심
24일 업계에 따르면 SGC E&C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1년 전에 비해 2배 늘어난 2조6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플랜트 수주잔고는 1조328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3% 늘었다.
SGC E&C는 2022년 12월 말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형 수주 낭보가 잇달았다. 주요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는 ▲사우디 SEPC Ethylene Cracker Expansion 프로젝트(6900억원)▲말레이시아 OCIKUMHO ME1 프로젝트(1280억원) ▲말레이시아 OCIM MP7 프로젝트(870억원) ▲사우디 APOC IPA (2600억원) 등이다.
이들의 공정률은 올해 1월 기준 평균 30~40%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만 해도 해외의 주요 프로젝트 4곳은 공사 초기 단계로 공정률이 평균 9% 초반 대였지만, 4분기를 기점으로 공정에 속도를 내면서다. 해외 플랜트는 초기 단계에서 시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속도가 더디지만 공정률이 10%대를 넘으면 속도가 붙는다.
플랜트 사업의 경우 공사 진행률에 따라 매출액으로 인식하게 되는 만큼 공정률을 기반으로 매출액을 계산해보면 올해 해외 플랜트 매출액으로만 1조원이 넘게 유입될 수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프로젝트들은 수주액 납기 시점이 올해 7월 말로 설정돼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에 공사를 마무리하면 3500억원이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또 SGC E&C의 단일 수주 기준 최대 규모인 6900억원 규모의 사우디 프로젝트의 경우도 수주액 납기 시점이 내년 1월말이라 올해 수주액 대부분이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다.
게다가 플랜트 사업의 경우에는 이익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통상 플랜트사업은 토목, 건축, 주택 등 다른 사업보다 원가율이 낮기 때문이다. 최근 건설업계의 원가 상승으로 수주 및 매출 확대에도 이익 증대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GC E&C의 넉넉한 플랜트 수주 잔고는 매출 뿐만 아니라 이익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SGC E&C의 경우도 플랜트 분야에서의 공사원가율이 일반 건설 분야보다 1.5%포인트 낮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플랜트의 공사원가율은 약 93.8%이었으며, 건설 부문의 공사원가율은 95.3%였다.
◆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채무 인수 후 이자비용↑…대규모 영업 수익 유입 예정, 재무건전성 기대
최근 SGC E&C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시점은 지난 2023년 책임준공을 약정한 물류센터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와 관련돼 2937억원 규모의 채무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가 임차인을 찾지 못하다 결국 채무를 떠안게 됐다.
이를 갚기 위해 차입금을 큰 폭 늘렸는데,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총 차입금은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한 2792억원이었다. 이는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967억원)의 약 2.9배 규모다.
문제는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규모가 전체 차입금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SGC E&C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2233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차입금으로 인해 이자비용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SGC E&C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이자비용은 110억원이었는데, 이는 영업이익(7억원)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해외 플랜트 수주 잔고를 통해 매출액 및 영업수익을 가늠해 본다면 올해에는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GC E&C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가 모두 착공에 돌입했으며 공정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말 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플랜트 매출액이 실적으로 반영될 예정인 만큼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전략물자 자율준수무역거래자로 지정되면서 보다 수주 경쟁력을 갖추게 된 만큼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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