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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20+6' 기체도입 '통 큰' 투자 나선다
범찬희 기자
2024.12.18 08:10:22
노선 수요 대비 최신형 도입…고환율 국면 저금리 통화 차입 등 헤지 만전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08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321neo. (제공=대한항공)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대한항공이 5조원 규모의 신규 소형기 도입을 골자로 하는 통 큰 투자에 나선다. 향후 6년에 걸쳐 인기 기종인 A321neo를 최대 26대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고환율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지만, 투자 종료일까지 여유가 있는 데다 환 헤지(Hedge‧위험회피) 전략을 수립해 놓은 만큼 자금조달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따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26대의 A321neo 항공기 구매를 결의했다. 대한항공은 보유 중인 전체 항공기 가운데 노후화 된 기체를 최신형인 A321neo로 교체해 노선 수요 증가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A321neo는 에어버스의 최신 기종으로 최대항속거리는 7400㎞이며, 기존 1세대 A321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15% 가량 개선된 친환경 기체다. 최대 탑승 인원은 180여명으로 소형기에 해당한다. 통상적으로 항공기는 200명 이하는 소형기로 분류되며 200명 중후반대는 중형기로, 300명 이상은 대형기로 본다. 대한항공은 이미 도입한 A321neo 12대를 포함해 총 158대의 여객기와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다.


당초 구매 리스트에는 A321neo 항공기 20대만 포함됐지만, 동일 기종의 기체를 6대 추가로 사들일 수 있는 옵션을 달았다. 옵션은 행사권을 항공사가 쥐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에 유리한 조항이다. 옵션 조건이 붙은 6대의 구매 여부는 대한항공이 결정한다. 만약 옵션을 행사해 6대를 추가로 들여오기로 할 경우 이미 확정 구매된 항공기와 비슷한 시기에 기체를 공급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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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의 옵션이 붙게 되면서 투자 금액도 늘었다. 당초 대한항공은 20대의 기체를 도입하는 데 4조94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6대의 추가 구매를 고려해 투자금을 5조358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인 5조6530억원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때문에 대한항공은 자체 자금에 더해, A321neo를 담보로 세운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서 관련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투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항공기 구매료는 달러가 기반인 만큼 환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경우 외부 차입이 예상 보다 커지면서 '빚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달러 강세 기조가 강화되면서 대한항공의 빚 부담 우려를 키우고 있는 양상이다. 대한항공이 제시한 5조3580억원의 투자금은 원달러 1352원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하지만 자국중심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데다 국정 불안까지 겹치면서 최근 원달러는 1430원대로 올라섰다. 해당 환율을 적용할 경우 대한항공의 예상 투자금은 기존 보다 3000억원 많은 5조6659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기체 도입이 2030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원달러는 다시금 안정화 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 차원에서도 환 리스크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원화와 엔화 등 저금리 통화를 활용한 고정금리 차입을 최대한 추진하고 있으며, 통화스왑과 이자율스왑 등 파생상품을 통한 헤지 전략도 마련해 두고 있다.


여기에 지난 3분기말 기준 총차입금의존도는 35.3%로 적정선으로 평가되는 30%를 상회하고 있지만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의존도는 17.5%로 낮다.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당장의 재무부담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A321neo는 인기 기종인 만큼 해당 기체를 담보로 파이낸싱을 일으키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회사의 부채비율은 200% 밑으로 관리되고 있는 만큼 신규 기체 도입을 위한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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