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쿠팡) 등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들의 상생협의체가 장기간 릴레이를 거쳐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배달플랫폼들은 내년 초부터 현행보다 일부 낮춘 차등수수료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 외에도 소비자 영수증에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등 상세 내역을 기재하거나 배달라이더의 위치정보를 공유하는 등 수수료율 외에 다른 상생방안도 도출됐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14일 오후 12차 회의를 개최하고 배민과 쿠팡의 중개수수료를 현행 9.8%에서 거래액 기준 2.0~7.8%로 낮추는 차등수수료 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배민과 쿠팡 측은 이달 7일 11차 회의에서 마지막 상생방안을 제출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이날 최종 상생방안을 제시해 의견을 조율했다. 최종안에서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 2.0∼8.8%, 배민은 중개수수료 2.0~7.8%를 각각 제시했다. 이에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한 배민 측의 상생방안이 최종 채택됐다.

최종 상생안은 구체적으로 거래액 기준 ▲상위 35% 가게는 중개이용료 7.8%·배달비 2400원~3400원 ▲상위 35~50%는 중개이용료 6.8%·배달비 2100원~3100원 ▲상위 50~80%는 중개이용료 6.8%·배달비 1900원~2900원 ▲하위 20%는 중개이용료 2%·배달비 1900원~2900원으로 책정됐다. 추가로 배민 앱에서 제공하는 전통시장 배달 서비스의 중개이용료와 배달비는 무료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12차 회의에 참여한 공익위원들은 양사의 상생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입점업체 단체의 의견은 서로 갈렸다. 특히 한국외식산업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측은 해당 상생방안이 입점업체들의 부담을 완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다만 최종안은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공익위원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상생협의체는 수수료율 외에 다른 상생방안도 함께 냈다. 우선 내년부터 소비자 영수증에 주문금액과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배달비 등의 상세한 안내문구를 기재한다. 또한 멤버십 혜택 제공의 '최혜대우'는 중단을 원칙으로 하되 당장 중단하기 어렵다면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운영 방침을 수정한다.

아울러 양사는 배달기사가 주문을 수락한 후 픽업할 때까지 구간을 한정해 배달기사의 위치 정보를 공유하고 배달사고 등의 분쟁 해결에 힘쓰기로 했다.

이와 관련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묵묵히 생업을 이어나가는 자영업자에게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쓰겠다"며 "시장경쟁에 대응하고 업주와 함께 성장하며 소비자에게는 서비스 만족과 기술 혁신의 혜택을 드리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쿠팡이츠 관계자 역시 "고객들에게 무료배달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모든 자영업자들에게 수수료 할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상생안을 제안했다"며 "적자 상황의 후발주자임에도 배민의 차등수수료 상생안을 바탕으로 제외되는 매장 없이 모든 자영업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