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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열 신탁사 4곳 1년내 손실액 최대 1.4조원"
김정은 기자
2024.09.27 09:30:19
나신평, 크레딧 이슈 세미나…"충당금 추가 적립 필요"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07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기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년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정은기자)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국내 금융그룹 계열 부동산 신탁사 4곳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사업장에서 발생한 우발채무 손실액이 최대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금융계열 신탁사가 부동산 호황기에 그룹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책임준공형 PF사업 비중을 대폭 확대해서다.


윤기현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26일 나신평이 개최한 '2024년 나이스신용평가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국내 신탁사들이 책임준공형(책준형) PF부실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로 인해 재무가 악화된 가운데 책준형 사업 비중이 큰 금융계열 신탁사들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며 "금융계열 신탁사는 당분간 신탁계정대 및 손실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신평은 건설‧부동산경기 침체 상황에서 신탁사의 PF사업 관련 예상손실 및 대응능력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나신평의 유효등급을 보유한 ▲KB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신한자산신탁 ▲우리자산신탁 등 금융계열 신탁사 4곳과 ▲코람코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코리아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등 비금융계열 신탁사 4곳을 합친 국내 신탁사 8곳이다.


신탁사는 최근 건설‧부동산경기 침체로 수주가 줄고 부실사업장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신탁업계는 순손실 247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또 차입부채도 지난해 말 기준 1조9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2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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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사의 신탁계정대도 크게 늘었다. 신탁계정대는 부동산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금액으로, 사업 진행에서 차질이 생기면 투입된다. 신탁계정대는 사업 정상화되면 회수되고, 그렇지 못하면 손실로 이어진다. 올해 6월 말 기준 나신평 신용등급 보유 국내 신탁사 8곳의 신탁계정대는 총 3조6000억원이다.


토지신탁사업 방식은 크게 차입형 토지신탁과 책준형 토지신탁으로 나뉜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직접 사업비를 조달하는 사업으로, 신탁계정대 상환 순위도 선순위다. 반면에 책준형 토지신탁의 경우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후순위다. 책준형 신탁사업장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실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최근 책준형 토지신탁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책준형 신탁계정대 증가분은 4406억원으로 차입형 신탁계정대 증가분(3937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신탁사 8곳의 자기자본 대비 신탁계정대 비율.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이에 금융계열 신탁사는 책준형 토지신탁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로 인한 재무 타격이 더 컸다. 금융계열 신탁사는 비금융계열 신탁사보다 책준형 사업을 확대해 온 탓이다. 신탁사의 자기자본 대비 신탁계정대 규모를 살펴보면, 금융계열 신탁사 4곳의 자기자본 대비 책준형 신탁계정대 규모는 56.4%인 반면에 비금융계열 신탁사 4곳은 5.9% 정도다.


나신평은 건설분양 경기 침체가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 국내 신탁사의 신탁계정대는 보다 더 늘어나고 손실액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책준형 사업장 비중이 큰 금융계열 신탁사의 재무건전성에 더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나신평은 금융계열의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올해 6월 1조6000억원이었던 신탁계정대가 향후 1년 동안 3000억~8000억원 증가한 1조9000억~2조4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금융계열의 부동산신탁사의 경우에는 올해 6월 2조였던 신탁계정대가 최악의 경우엔 6000억원까지도 늘 수 있지만 1000억원 줄어들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아울러 향후 1년 간 금융계열 부동산 신탁사의 예상 손실 규모는 9000억~1조4000억원, 비금융계열 부동산 신탁사는 예상 손실이 4000억~8000억원 정도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신평은 신탁사들이 대손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적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손충당금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미회수할 가능성이 높은 자금을 미리 손실액으로 반영하는 비용이다. 대손충당금이 충분치 못할 경우 자기 자본으로 대응해야 한다.


금융계열 신탁사의 대손충당금 비중이 비금융계열보다 큰 가운데 그 차이는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계열 신탁사의 자기자본 대비 추가 대손충당금 비율은 올해 6월 기준 18~55%다. 비금융계열 신탁사가 -3~17%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큰 수치다. 나신평이 추산한 금융계열 신탁사의 추가 적립 대손충당금은 ▲차입형 1000억~2000억원 ▲책준형 2000억~5000억원이다. 비금융계열 신탁사의 경우에는 ▲차입형 -1000억~2000억원 ▲책준형 0~1000억원이다.


윤 연구원은 "최근 금융계열 신탁사에서 책준형 PF사업장에서의 부실 정리가 가속화되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추후 1년 동안은 손실이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어 대손 충당금 적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실 발생 시 대주주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해 주는지 등의 여부가 신용등급 유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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