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상장 절차를 시작한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 '씨메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 탓에 미래 추정 매출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 산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시메스가 자금 조달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씨메스는 지난달 2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총공모주식 수는 260만주, 희망 공모가액은 2만~2만4000원을 제시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밴드 상단 기준 약 2749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눈길을 끄는 점은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이다. 통상 상장을 앞둔 기업은 실적 개선세를 보인다. 오히려 과도한 실적 챙기기로 인해 '실적 부풀리기'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반면 씨메스의 경우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실적 보다 저조한 모습이다. 올해 1~7월 기준 씨메스의 매출은 약 22억원, 영업손실은 7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21억원)과 비슷하지만, 판관비 부담으로 인해 영업손실이 16억원가량 늘었다.
지난 4월 상장예심 신청 시 쎄미스의 올해 예상 매출은 122억원이다. 문제는 현재 매출을 감안하면 사실상 예상 매출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남은 5개월동안 1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저조한 매출은 이번 상장 과정에서 설정한 기업가치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씨메스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이용한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2026년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각각 424억원, 107억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올해 예상 매출 달성에 실패가 유력한 상황인 만큼, 향후 실적 예상치에도 물음표가 생겼다.
씨메스는 매출 인식 시점이 다소 순연되고 있을 뿐, 사업 진행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올해 추가로 매출 인식이 가능한 수주잔고가 약 67억원 확보돼, 보수적인 관점으로도 연 매출 100억원 달성 역시 무리가 없다는 게 씨메스 측 설명이다.
다만 IB업계에서는 쎄미스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현재와 같은 애매한 시기에 상장을 강행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씨메스에 따르면 주요 고객들의 수주 상황은 직전년도에 이미 대부분 확정된다. 따라서 저조한 매출이 예상되는 상반기 매출을 기반으로 IPO를 추진할 경우 발행사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씨메스가 증권신고서에서 '매출의 계절성'이 있다고 주장한 부분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주요 고객사들이 4분기에 이듬해 신기술 도입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해 발주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매출 부진 역시 예측 가능한 범위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 일각에서는 씨메스가 매출 저하를 알면서도 상장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이유로 한계에 직면한 자금 상황을 꼽는다. 전반적인 현금 동원력이 악화된 상황에서 부채총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씨메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227억원에서 2023년 134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말 25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부채총계는 2022년 22억원에서 2023년 45억원, 올해 상반기 61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유동성자산은 약 48억원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매입채무가 5억원, 차입금이 25억원, 리스부채가 12억원, 기타금융부채가 5억원이다. 이에 씨메스의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씨메스 관계자는 "자금 조달보다는 벤처캐피탈(VC)과의 주주간 계약이 IPO 추진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며 "매출 인식이 다소 순연됐을 뿐 사업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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