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신영증권이 짭짤한 가외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을 맡은 함켐에 대해 지분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한켐이 성장성과 이익창출력을 갖춘 만큼 무난히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영증권의 한켐 지분투자 사례와 같은 사전투자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에 새로운 전략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CDMO 전문 기업 한켐에 총 15억원 규모의 직접 투자를 단행했다. 신영증권은 한켐 IPO의 대표주관사다.
구체적으로 단순 지분 취득에 약 10억원(12만7582주), 신영Pre-IPO신기술사업투자조합제1호를 통한 간접 투자에 약 5억원을 투입했다. 간접 투자분은 신영증권의 조합 출자 비중(45%)을 환산한 것으로, 조합을 통해 약 5만7000주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영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IPO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지분을 투자한 건 2021년 케이옥션 이후 처음이다. 신영증권은 케이옥션 상장 당시 지분 1.68%를 19억5000만원에 사전 취득했다. 평균 취득가는 1만3000원으로, 확정공모가인 2만원보다 35% 저렴했다. 매각제한 해제일(6개월 뒤)의 주가가 약 2만4000원(무상증자 반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영증권은 사전투자로만 약 16억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번 한켐 지분의 평균 취득가격은 약 7800원이다. 반면 한켐의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은 1만4500원에 달한다. 만약 한켐의 주가가 신영증권의 지분 매각제한기간(1개월)까지 밴드 상단 가격을 유지하면, 기대되는 수익은 12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번 상장주관을 통해 얻는 수수료(약 8억원)를 뛰어넘는 규모다. 만약 한켐의 주가가 상장 후 더 상승한다면,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신영증권의 이 같은 '과감한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IPO 시장에서의 대규모 자기자본(IPO) 투자는 중·대형사의 전유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가용할 수 있는 자본의 규모가 한정적인데다, IPO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장 예정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상장기업들에 직접투자를 진행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대신증권 등 중·대형사가 대부분이다. 최근 IPO 시장에서는 지난해 마녀공장에 30억원을 투자해 200% 이상의 수익을 올린 한국투자증권을 필두로 대형사들의 자기자본투자(PI)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소형사의 경우 올해 한화투자증권이 이에이트에 투자한 5억원 등 몇몇 소액투자를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눈에 띄는 딜이 없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의 이번 투자는 한켐의 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켐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지난 2022년 IPO 대표주관 계약 후 실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지분 취득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켐은 신주 발행 등을 통해 신영증권 및 신영Pre-IPO신기술사업투자조합제1호조합에 자사 지분 4%를 양도했다.
한켐은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주요 투자자들로는 SBI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타임웍스인베스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투자자들은 한켐이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고, 성장성을 지속적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켐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6%로, 경쟁사인 피엔에이치테크(11%)보다 높다. 매출 역시 2021년 179억원, 2022년 215억원, 2023년 269억원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8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사들이 주력으로 삼았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IPO 및 PI투자 등에 대한 사업다각화가 적극 추진되는 추세"라며 "다만 IPO 시장은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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