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HD현대건설기계가 올해 상반기 건설기계 시장의 부진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을 개선했다. 하지만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원자재 등을 어음 등으로 사들인 동시에 외상매출을 회수해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을 줄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기 둔화 및 직수출 지역의 매출 회복세가 더딘 만큼 HD현대건설기계가 하반기에도 현금흐름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HD현대건설기계에 유입된 현금은 1646억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5.5% 증가한 금액이다. 다만 이 같은 현금흐름은 HD현대건설기계가 영업을 잘해 얻은 결과가 아닌 운전자본을 조정한 착시에 불과하다. 실제 이 기간 순이익이 746억원으로 44.3%나 감소했음에도 운전자본 역시 1조2128억원으로 6.7%(877억원) 줄었다. 기업운영에 필요한 자금 부담이 줄면서 회사로 유입된 현금이 늘었던 셈이다.
운전자본 부담 축소는 매입채무를 늘리는 동시에 매출채권을 회수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HD현대건설기계의 매입채무는 올 상반기 389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31억원 늘어난 반면, 매출채권은 5069억원으로 548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원재료 등은 외상으로 매입하고, 외상값은 받은 덕에 재고자산이 같은 기간 1조957억원에서 1조95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음에도 운전자본 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시장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의 운전자본 조정이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기침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 중이다. 미국만 하더라도 작년에는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책 덕에 수혜를 누렸으나,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이 줄면서 HD현대건설기계 역시 맥을 못추고 있다. 아울러 국내 역시 금리와 인건비 부담에 건설 수요가 줄면서 중장비 수요가 감소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 HD현대건설기계의 판매 창구가 줄어든 부분도 이 회사가 운전자본을 조정하게 된 배경으로 꼽고 있다. 러시아는 과거 HD현대건설기계가 1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던 주요 시장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수출이 중단된 상태다. 그 결과 올 상반기 HD현대건설기계의 직수출 매출은 54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4%나 감소했다. 즉 HD현대건설기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 보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운전자본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가 하반기에도 운전자본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수요가 하반기 들어 살아나고 있다지만 북미 시장의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는 언제쯤 다시 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모든 건설기계 기업이 북미 시장 특수성으로 호황이었던 영향이고, 예년과 비교해보면 자사는 조금씩 성장 중"이라며 "운전자본 같은 경우도 원활한 현금 흐름과 유동성 확보가 목적은 맞지만, 실적악화 탓이 아닌 단기적인 조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칠레와 멕시코에 영업지사를 세워 중남미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판매 프로모션 강화로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판매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 7월에는 칠레에 영업지사를 개시했고, 이달(9월)에는 멕시코에 영업지사를 개시해 중남미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