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의 차기 사장 선임 과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GKL이 급변하는 카지노산업 환경 속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동안 GKL 사장단이 정·관가 출신을 벗어나지 못한 탓에 이번에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낙하산 인사'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KL은 현재 차기 사장 인선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GKL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사장 후보자 조건으로 ▲관광 및 카지노산업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 ▲조직관리 및 경영능력 ▲관광 및 카지노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역량 등을 내건 뒤 공모에 나섰고 후보자 면접까지 마쳤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GKL 차기 사장도 정계 및 관료출신 인물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온다. GKL이 한국관광공사가 지분 51%를 소유한 공기업일 뿐만 아니라 2005년 설립 이후 역대 대표들이 모두 정·관가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영산 GKL 7대 사장도 관료 출신 인사다. 김 사장은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예술정책과장, 문화정책과장, 문화예술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또한 6대 사장이었던 유태열 전 사장 역시 1979년 경찰생활을 시작해 대전지방경찰청장,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 등을 역임하며 정계와 관련이 깊은 인사다.
실제 GKL은 사장 및 이사 선임 과정에서 매번 '낙하산 논란'에 시달렸다. 지난 2018년에는 유 전 사장과 송병건 상임이사가 정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2021년에는 김애경 상근 감사에 대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해외언론비서관을 지닌 인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업계에선 GKL에 전문성을 갖춘 수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엔데믹을 기점으로 카지노산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카지노산업은 모히건 인스파이어·파라다이스·롯데관광개발 등 다수의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일본과 대만에 카지노 사업장을 갖춘 대규모 복합리조트도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GKL은 뚜렷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별도의 호텔 없이 도심 카지노 사업장만을 운영하는 탓에 최근 카지노산업의 필수조건으로 여겨지는 부대시설이나 공항 접근성 부문에선 다소 뒤쳐지기 때문이다. 이에 GKL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연신 하락세다. 카지노관광협회에 따르면 GKL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28.2%로 전년 대비 8.9%포인트(p) 떨어졌다. 여기에 GKL의 올해 상반기 카지노 매출이 1926억원으로 전년 2080억원 대비 7.4% 감소하는 등 경쟁사 대비 실적 회복세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부터 GKL 이사진은 카지노 관련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GKL이 최근의 카지노산업 변화와 경쟁구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수장의 능력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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