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쿠팡과 CJ그룹이 최근 화해 무드를 조성하면서 계열사간 분쟁도 종식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온다. 그 동안 쿠팡은 '햇반 납품가'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던 CJ제일제당 이외에도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 등 CJ그룹 계열사와 갈등을 빚어왔다. 양사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경쟁하면서도 서로가 필요한 공생 관계로 평가받는 만큼 향후 상호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이달 14일부터 직거래를 재개하기로 했다. 고물가 속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협상을 지속해왔고 소비자 편의를 강화하기 위해 직거래 재개를 결정했다는 양사의 설명이다. 이에 CJ제일제당의 인기제품인 햇반과, 비비고, 스팸 등은 9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로켓배송 판매가 재개된다.
이번 직거래 재개는 2022년 11월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이다. 양사는 그 동안 햇반 등 간편식의 제품 납품단가와 마진율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거래가 중단된 이후에도 서로 갑질을 당했다며 엇갈린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거래가 중단된 당시만해도 업계에선 이를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간의 주도권 싸움 정도로 봤다.
양사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격화되기 시작한건 지난해 6월부터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신세계그룹·11번가·컬리·네이버쇼핑 등과 협력을 강화했다. 반대로 쿠팡도 CJ제일제당을 수 십년간 독점체제를 구축한 독과점 식품기업으로 지칭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이때 쿠팡은 특정 중소·중견기업 제품의 매출 성장률까지 공개했다.
여기에 더해 쿠팡은 CJ올리브영과도 갈등을 빚었다. 쿠팡이 지난해 7월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신고 이유는 올리브영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입을 막았다는 골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쿠팡의 신고에 다른 노심수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쿠팡 입장에서는 향후 공정위의 CJ올리브영 '시장 획정(경쟁제한성을 평가하기 위해 정하는 시장의 범위)' 결과에 따라 자신도 온라인 쇼핑 독과점업체가 아니라는 명분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CJ제일제당과 납품가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그 외에도 쿠팡은 CJ대한통운(택배), 티빙(OTT) 등 CJ그룹 계열사들과 경쟁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이번 직거래 재개로 인해 이러한 갈등 역시 곧 사그라들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온다. 양사는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반드시 필요한 공생 관계이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활성고객 2170만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온라인 플랫폼이며, CJ제일제당도 즉석밥 부문 외에도 다양한 식품군에서 점유율 과반을 확보하고 있는 '업계 1위' 식품사다. JP모건이 발행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2022년 3분기 국내 식품 매출 가운데 15%가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했으며 이 중 쿠팡은 40% 비중을 차지했다.
양사가 처한 대내외적 경영 불확실성도 협력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유통시장에서는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와 테무가 발을 넓히고 있고 CJ제일제당은 올해 2분기 국내 식품군 성장률이 전년 대비 3% 감소하는 등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양사가 직거래 재개를 넘어 상호협력안을 도출해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양사가 직거래를 재개한다는 것은 상대기업과의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두 기업이 앞서 갈등의 구도를 유지해왔지만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는 만큼 상대방을 통해 자사의 이익이 확보되면 언제든지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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