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성일하이텍이 연내 헝가리 공장 풀가동을 목표로 램프업(생산량 확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개월 간 셧다운(가동중지)했던 공장의 가동률을 점차 끌어올려 현지 수요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성일하이텍은 국내 군산 3공장 양산과 함께 헝가리 공장 가동 재개를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일하이텍은 헝가리 리사이클링파크 1·2공장의 가동률을 50%대까지 끌어올렸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헝가리 당국으로부터 폐기물 과다보관 등으로 공장 가동 중단 명령을 받았다. 10개월 간 가동이 멈춘 여파로 이번 재가동을 앞두고 설비 점검 및 보수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헝가리 1·2공장은 배터리 업체로부터 받은 전기차용 폐배터리를 해체한 뒤 파쇄해 블랙파우더 형태로 가공하는 공장이다. 블랙파우더 기준으로 총 6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렇게 생산한 블랙파우더에 후처리로 용매 추출공정을 거치면 양극재 소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공장 재가동에 따라 부진했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성일하이텍은 올 1분기 13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지난해 3분기 이후 연속적자를 기록 중이다. 국내 군산 3공장 증설에 따른 설비투자 확대와 국제 금속시세 하락 등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상태다. 더불어 헝가리 법인(SUNGEEL HITECH HUNGARY Kft)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51.8% 줄어든 31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헝가리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3.9%에서 12.6%로 10%포인트 이상 빠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일하이텍은 하루빨리 헝가리 가동률을 끌어올려 연내 풀가동에 도달하는 게 목표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가 헝가리에 최대 생산 거점을 운영하는 만큼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가동률 상승은 필수적으로 여겨진다. 실제 삼성SDI는 성일하이텍의 헝가리 공장이 재가동하자 직접 사업장을 방문할 정도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모양새다.

아울러 헝가리뿐 아니라 국내 군산 3공장도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산 3공장은 5월 시생산을 거쳐 현재 품질 인증 단계를 진행 중이다. 3공장이 양산을 본격화하면 리튬 9500톤, 니켈 1만500톤, 코발트 12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성일하이텍은 3공장 양산에 앞서 150여명의 신규 인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고객사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폐배터리 입고 등 공장 운영이 점차 정상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중으로 3공장 품질 인증 테스트를 통과할 계획"이라며 "군산 3공장 양산과 헝가리 공장 재가동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