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국내 프로브 카드 업체들한테 낸드용 이외에 D램용도 개발하라고 주문했고, 올해 일부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용 D램 프로브카드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통과했습니다. 앞으로 프로브 카드 요구 수량이 기존보다 3~4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남기중 다원넥스뷰 대표)
최근 초정밀 레이저장비 제조업체 다원넥스뷰가 HBM용 D램 반도체 테스트 장비의 숨은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HBM의 경우 웨이퍼를 적층하는 형태로 만들다보니 기존 D램에 들어가던 프로브카드 수량보다 3~4배 많은 카드가 들어간다. 이에 세계 최고의 속도로 핀을 붙일 수 있는 다원넥스뷰 장비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남기중 다원넥스뷰 대표는 경기도 안산시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D램용 프로브 카드를 붙이는 장비가 정밀도도 중요하지만 고객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생산성"이라면서 "다원넥스뷰 장비는 고속으로 핀을 붙이는 속도면에서는 전세계 1위로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2009년 설립된 다원넥스뷰는 레이저 마이크로 접합 기술력을 기반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자동차 전장 등 초정밀 제조공정에 필요한 공정 장비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연세대 물리학 박사 출신인 남 대표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고등기술연구원 레이저응용기술센터장을 하다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제이스텍 CTO(최고기술경영자) 겸 사업본부장을 했다. 2009년 다원넥스뷰의 전신인 넥스뷰티엑스를 설립했고 2014년 다원시스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다원넥스뷰는 반도체 테스트와 패키징 공정에 적용되는 레이저 마이크로 접합 공정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레이저 접합 장비 분야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주력 제품은 메모리·비메모리 웨이퍼 테스트용 프로브 카드 탐침 접합 장비인 pLSMB(반도체 테스트)와 첨단 마이크로 솔더볼 범핑 공정 장비인 sLSMB(반도체 패키징)다. pLSMB의 경우 TSE, 솔브레인, 프로텍, 마이크로투나노 등에 들어가고, 이 업체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D램 프로브카드를 납품하는 형태다.
남 대표는 "반도체 전공정에서 웨이퍼를 만들면 웨이퍼를 자르기 전에 웨이퍼단에서 칩 단위로 굿칩(양품)인지 불량칩인지 확인하는 EDS(전기적 특성) 테스트를 거친다"며 "그때 프로브 카드를 통해 반도체 칩과 테스트 장비를 연결해 전기가 들어오는지 안들어오는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pLSMB 제품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 절반도 되지 않는 40㎛(마이크로미터) 이하 두께의 프로브 수만개를 12인치 프로브 기판에 5㎛ 이내의 정밀도로 접합하는 제품"이라며 "xy축 뿐 아니라 z축까지 정밀도를 높여야되는데 다원넥스뷰가 3D오토포커스 핵심 특허를 가지고 있어 이같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과거 10여년 전에는 사람이 직접 현미경을 통해 프로브 카드를 탐침해 불량 여부를 테스트했다. 하지만 반도체 미세공정으로 인해 더 이상 사람이 직접하기 힘들어지면서 기계를 통한 자동화를 통해 반도체 양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낸드용 장비의 경우는 핀의 개수가 웨이퍼 당 1만핀 정도였으나 D램은 미세공정으로 인해 2만5000~3만핀 정도 늘어나 장비 개발 난이도가 높아졌다. 최근에는 HBM으로 인해 5만~8만핀으로 늘어났고 간격도 좁아지면서 초정밀급 장비가 요구되고 있다. 기존 장비들의 경우 하루에 5000핀 정도 프로브 카드를 붙일 수 있지만 다원넥스뷰의 하이스피드본더(HSB)는 최대 1만핀으로 생산성이 2배 높다. 경쟁사인 독일, 일본 장비도 HSB의 80%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D램 시장에서 HBM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원넥스뷰가 수혜를 받고 있다. 기존 D램에서는 코어 웨이퍼 테스트 프로브카드가 1종만 필요했지만, HBM에서는 기존 코어 웨이퍼 테스트 외에 베이스(로직) 웨이퍼 테스트와 KGSD(Known Good Stacked Die) 테스트용까지 프로브카드가 3종으로 늘어난다. 또 국내 기업이 기존에는 테스트 장비를 해외에서 대부분 수입했으나 최근 국산화로 전환하면서 내년부터 HBM 시장이 확대되면 다원넥스뷰의 장비 수주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다원넥스뷰는 중국, 대만, 일본 시장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미국과 반도체 패권 전쟁을 벌이면서 일본, 미국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장비 국산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프로브 카드 장비의 경우 중국 장비가 없다보니 3년 전부터 다원넥스뷰 장비를 구입해 쓰고 있다. 다원넥스뷰는 pLSMB 장비의 경우 프로브의 연결부를 레이저로 절단하는 장비, 절단된 탐침을 트래이(tray)에 삽입하는 장비, 후단계에 필요한 리페어 장비, 완성된 프로브 카드의 접촉부 품질을 비전으로 검사하는 장비 등 6개 장비를 턴키로 공급이 가능하다. 중국에서는 대부분 턴키로 6개 제품을 통째로 구입하는 사례가 많다.
남 대표는 "현재 중국 고객이 6~7곳으로 고객이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대만의 경우도 미국 반도제 D램 제조사 공장이 있어 조만간 진출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는 일본 S사에 카메라 CMOS 이미지 센서(CIS) 테스트 장비도 납품할 계획이라 수주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플릿칩 볼그레이드어레이(FC-BGA) 기판을 제작하는 공정에 적용되는 sLSMB(반도체 패키징)도 핵심 제품 중 하나다. 다원넥스뷰는 세계 최초로 '솔더볼 젯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솔더 범프 마운팅 설비를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S와 독점으로 계약을 했으나 올해부터 독점권 계약이 만료되면서 L사, OSAT 등 고객사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S사의 베트남 신공장에 6개 sLSMB 라인을 납품했으며 S사를 통해 AMD 등에 FC-BGA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 실적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증권신고서에 제출한 올해 1분기 가결산 실적이 62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60%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수주 잔고가 141억7300만원에 달해 올해 매출은 수주잔고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공개(IPO) 당시 올해 추정 매출 264억8700만원, 영업이익 40억7800만원을 제시했다. 영업이익 기준 내년 75억600만원, 2026년 117억4000만원이 목표다. 5년 후 매출 9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게 남 대표의 포부다.
남 대표는 "pLSMB 사업과 sLSMB 사업 이외에도 고객사는 밝힐 수 없지만 마이크로 LED리페어 제품과 FMM 리페어 제품, UTG 또는 글라스 인터포저 가공 제품 등 첨단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진입을 준비 중"이라며 "차세대 솔라셀 제조의 핵심 공법인 레이저스크라이빙 장비 중심으로 레이저 초정밀 가공 장비 제품군들도 개발하고 있어 5년 후 매출 900억원까지 회사를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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