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다원시스'가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과 표대결에 나선다. 소액주주연대 측이 소통과 책임경영을 이유로 정기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다원시스와 소액주주 측의 지분 차이가 4%포인트(p)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안건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이달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제29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및 감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다원시스는 전력전자기술을 활용해 핵융합 전원장치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한 업체다.

당초 시장에서는 정기주총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소액주주연대 측이 부의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 21일 기준 소액주주연대가 확보한 지분은 약 10% 수준이다. 개인주주들의 지분 약 8%가 모였고, 지분을 1%씩 보유한 기타법인 두 곳도 소액주주연대와 함께하고 있다. 반면 최대주주인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은 지난 1월14일 기준 14.54%다. 최대주주와 소액주주연대 간 지분 차이가 4%포인트에 불과해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소액주주연대는 부의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는 이유로 '소통'과 '책임경영' 의지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약속했던 소통을 위한 핫라인이 최근 단절됐고, 주주를 대상으로 잦은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약 2주 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핫라인이 단절됐고, 그 대안으로 개설된 QnA 게시판은 아쉬운 점이 많다"며 "주주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던 담당자를 교체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차례 진행된 주주배정 후 실권주 방식의 유상증자로 인해 소액주주가 많은 손실을 입고 있다"며 "사측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데다 철도사업 부진에 따른 인적쇄신 등의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원시스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오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다원시스와 소액주주연대의 갈등이 지난해에도 발생했었다는 점이다. 다원시스와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도 표대결을 펼쳤다. 그 결과, 김재철 사내이사와 이철희 사외이사의 재선임 건은 부결돼 소액주주연대의 승리로 끝났다.

현재 다원시스와 소액주주연대 간 갈등은 쉽게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양 측간 대화를 나눴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 등 현 경영진과 소액주주주주 간 위임장 확보 여부가 표대결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현재 다원시스는 대행업체 두 곳을 통해 개인주주들로부터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딜사이트는 소액주주연대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데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다원시스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