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영원무역이 최근 고물가·경기침체 등 어려운 외부 환경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하반기에는 신규공장 설립 등 다양한 투자를 바탕으로 체질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영원무역은 차기 생산기지로 인도와 케냐에도 생산 거점을 구축했고 차후 중남미 시장 확대를 위해 과테말라에도 대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문자상표부착(OEM) 의류사업을 영위하는 영원무역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글로벌 시장에서 재도약한다는 목표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이달 주요 생산기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에서 섬유특화도시사업을 추진코자 대규모 개발(R&D)센터를 완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영원무역이 설립한 방그라데시 소재의 R&D 센터는 직조, 프린팅, 디자인 등 7개 분야로 나눠졌다. 앞서 성회장은 2019년부터 방글라데시 한국수출가공공단(KEPZ) 내 섬유특화도시 건설을 추진해왔다. 이번 설립 역시 OEM 시장 내 기술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설립 이후 인력 채용 중인 단계로 2026년부터는 본격적인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영원무역이 대대적인 기술투자에 나선 점은 실적과도 맞물려 있다. OEM사업이 전체 매출의 70%에 육박하는 영원무역은 작년 업황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 수출 비중이 95% 이상인 만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전방산업 수요둔화 등이 오더 감소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영원무역의 작년 매출(연결기준)은 3조6044억원으로 전년 3조9110억원에서 7.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6371억원으로 전년 8230억원 대비 22.6% 급감했다.
나아가 영원무역은 올해 1분기에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 현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가 더욱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매출액은 7097억원(연결조정 이후)으로 전년 8406억원에서 18.4%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72억원에서 710억원으로 57.6%나 쪼그라들었다. 특히 1분기의 경우 제조 OEM부문(연결조정 전) 매출에서만 4.9%(9039억원→8596억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도 영원무역의 올 2분기 실적을 하향 전망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영원무역의 매출액 컨센서스는 86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인 1조78억원에서 14.4% 낮아진 수치다.
이에 회사는 현재 신시장을 개척해나가며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외에도 엘살바도르,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 인도, 케냐 등에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그 가운데 작년 인도를 여섯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낙점했고 올해 4월에는 케냐 현지 수출가공지역청(EPZA)으로부터 제조 승인을 획득해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 인근에 의류 공장을 세울 준비를 마쳤다. 향후 영원무역은 케냐공장 설립에 4000만달러(한화 540억원) 규모의 자금을 들일 예정이다.
나아가 영원무역은 중남미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과테말라에도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다. 유럽 시장을 염두에 두고 모로코, 튀니지, 보스니아로도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작년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전방산업 수요둔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 영향을 받았다"며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있는 한국수출가공공단(KEPZ)내 적극적인 시설투자와 의류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현지법인 생산공장에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