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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式 미래혁신 가속…스타트업 조직 힘 싣는다
이세정 기자
2024.05.30 06:30:19
오픈이노베이션추진 총괄, 상무→부사장…유망기업 선별, 투자성과 극대화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5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현대차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 발굴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상무급이었던 오픈이노베이션실 총괄을 부사장급으로 올리며 조직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새롭게 영입된 정호근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추진 담당 부사장이 리서치·투자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이라는 점은 기대감을 높이는 배경이다. 유망 기업을 정확하게 타깃팅하고 선별해 투자 성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 오픈이노베이션 추진담당에 정호근 부사장 신규 영입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오픈이노베이션실을 이끄는 임원 직급이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두 단계나 높아졌다. 지난해 말까지는 상무인 황윤성 오픈이노베이션추진실장을 맡았으나, 올 초부터 정 부사장이 수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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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 2017년 모빌리티 사업의 혁신을 주도할 오픈이노베이션실을 출범했다. 초대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을 역임한 차인규 전(前) 부사장은 개발자 출신이었다. 현대차 시험담당과 미래전략사업부장 등을 거친 차 전 부사장은 소프트웨어 계열사인 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토에버로 흡수합병)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차 전 부사장의 뒤를 이어서는 KT 출신의 윤경림 전 부사장이 선임됐다. 통신 3사를 모두 경험한 윤 전 부사장은 IT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략기획통일 뿐 아니라 기술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윤 전 부사장을 주축으로 오픈이노베이션실 내 ▲투자실장(상무) ▲전략실장(상무) ▲사업전략팀장(상무)를 두며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윤 전 부사장이 2021년 퇴임하면서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실의 그룹 내 입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 피델리티 출신…현대차그룹 스타트업 관련 자문 맡은 경력


정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B.S.)를 졸업한 뒤 1991년 외국계 투자은행인 더블유 아이카(W.1 Carr) 증권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로 옮겨 일본법인 리서치 애널리스트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근무했으며, 2007년부터는 도이치은행 한국지사의 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호근 현대차 부사장 이력. (출처=피델리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 부사장이 이미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차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된 경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 시기 정 부사장이 어떤 임무를 수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 회장(당시 부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당시 회장)을 대신해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본격화한 시기로, 정 부사장이 자문을 준 것으로 유추된다. 통상 고문의 경우 오랜 기간 근무하다 퇴임한 임원이 맡는다는 점에서 정 부사장의 사례는 이례적이다.


실제 현대차는 정 부사장이 고문을 맡았던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와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 핵심 분야를 이끌 '현대 크래들'을 오픈했다. 이 곳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공동 개발은 물론 국내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한다. 2018년에는 '국내판 현대 크래들'인 제로원을 출범시켰다.


◆ 잠재력 갖춘 스타트업 발굴…투자집행 고도화


업계는 정 부사장의 합류로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이 한층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가 20년 가까이 리서치 애널리스트, 리서치 디렉터,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동한 만큼 스타트업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정 회장이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작업은 한층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꾸준한 발전을 추구해야 하고,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스타트업 특유의 도전과 혁신 DNA를 수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사업 분야는 ▲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AI ▲자율주행 ▲에너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영역을 총망라한다. 최근 들어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를 비롯해 ▲자원순환 ▲저탄소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기술 등을 유력한 신규 사업 분야로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유형은 오픈이노베이션 목적에 따라 총 4가지로 구분되는데 ▲그룹 자체적으로 필요한 기술·사업 영역에서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한 '컴퍼니빌딩' ▲변화가 빠른 신성장 사업 영역의 트렌드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센싱(Sensing) 투자' ▲즉시 혹은 단기간 내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한 '전략 투자' ▲예상 시너지 효과에 따라 실제 협업을 추진하기 위한 '연계 투자'다.


정 부사장은 풍부한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비용 집행을 할 것으로도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총 19개의 투자 펀드를 운용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예산 규모가 매년 증액되고 있다는 점도 정 부사장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예컨대 현대차는 올해 전략 투자 예산으로 전년 집행액(1조4195억원) 대비 30.7% 늘어난 1조8556억원을 책정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스타트업 관련 사업과 제로원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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