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대관식을 치른 지 오는 10월이면 4주년이 된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리더십 체제에서 판매대수 기준 '글로벌 톱3'에 오르며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 회장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한 품질 개선'을 강조하며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외형 성장 뿐만 아니라 정 회장 체제의 경영권 승계 퍼즐을 맞추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도 현대차그룹이 풀어야 할 숙제다. 딜사이트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현황과 추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최근 증권가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되자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가가 요동치는 일이 있었다. 결국 건강이상설이 사실무근으로 확인돼 헤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새삼 관심의 대상이 됐다.
특히 거짓 정보로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요동쳤다는 것은 그만큼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가 완전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모비스→현대차→기아→모비스' 순환출자구조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순환출자란 그룹 계열사인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다시 출자하는 방식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지분을 보유한 것을 말한다.
이는 작은 자본금으로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한 계열사가 부실해지면 출자한 다른 계열사까지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를 도입했다. 당초 공정위는 순환출자 구조의 기존 기업들도 이 제도에 포함시키려고 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규제가 완화돼 현대차그룹은 제외됐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등 크게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고리는 현대모비스에서 현대차로 이어지는 구조다. 2023년 말 기준 그룹사 손익은 합산 매출 286조원, 영업익 18조원 규모다. 이 중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기아·모비스 매출 및 시총 비중은 각각 61%, 83%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는 기아의 지분 34.16%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기아는 지분 17.66%를 보유한 현대모비스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86%를 보유하며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서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상대적으로 낮은 대주주 지분율에도 그룹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계열사 간 지분(순환출자 구조) 때문"이라며 "하지만 기업 거버넌스·투명성 개선 요구가 커짐에 따라 중장기 순환출자구조 해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정의선 회장 지배력 강화, 모비스 지분 확대 필요
이같은 순환출자 구조는 낮은 대주주 지분율임에도 그룹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는데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업가치 향상과 지배력 확대를 위해서는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기업이 회계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생각되면 기업가치를 절하시킨다.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기업은 지배구조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그룹 오너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도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20년 10월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하지만 정 회장이 보유한 그룹 핵심계열사 지분은 미약해 지배력 측면에서는 항상 우려 섞인 시선들이 존재해왔다.
실제 정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 지분을 각각 0.33%, 2.67% 보유하는데 그치고 있다. 부친인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7.29%와 현대차 지분 5.44%를 포함해도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정 회장이 실질적인 총수로서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상속과 함께 주력계열사 지분을 더 매입하는 등 추가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상 그룹 총수가 지주회사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정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하지 않더라도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30%는 가져야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력은 궁극적으로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의 지배력에 있다"며 "완성차의 실질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있어 계열사간 지분구조 및 기업가치 감안시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대하는 것이 지배력 강화에 있어서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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