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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떠안는 은행·보험사, 건전성 관리 부담 '난색'
이보라 기자
2024.05.13 17:45:45
건전성 분류 완화책 '미봉책' 불과…중소형 건설사, 자금 지원 부족 '볼멘소리'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7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은행과 보험사 10곳이 정리 대상으로 분류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최대 5조원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뉴머니를 공급하는 금융사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보다 명확하고 세분화된 PF 대책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금융사들은 부실 사업장에 자금 공급을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소형 건설사들도 지원 자금이 대형사에만 쏠린다면서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13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PF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금융사 10곳은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정리 대상으로 분류된 사업장에 최대 5조원까지 자금을 공급할 방침이다. 


우선 1차적으로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과 5개 국내 보험사(삼성·한화생명, 메리츠화재·삼성화재·DB손해보험)가 1조원 규모로 공동대출(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한다. 지원 방식은 한도 내에서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빌려주는 캐피탈콜로 결정했다. 경·공매를 진행하는 PF 사업장에 필요한 경락자금대출, NPL 매입지원, 일시적 유동성 위기 지원 등을 지원한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5조원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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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평가 기준에 따라 분류할 PF 사업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30조원이다. 금융당국은 이 중 최대 10%인 23조원 규모가 부실 우려 사업장으로 추정했다. 경·공매 처분 대상은 이 중 2~3% 정도로 내다봤다. 본PF에 들어가면 이해관계자들이 사업을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큰 데다 브릿지론이나 토지담보대출도 사업성이 있으면 무난하게 본PF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퇴출 사업장 규모가 적어 PF 재구조화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부실 PF 사업장을 정상화하는 데 5조원의 규모로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시장 안정에 노력할 때는 과감하게 정한 게 최대한 5조원 정도"라며 "6월에 하면 3~4분기에 나올 테니 우선 1조원 정도로 정하고 매물이 나올 경우 공동 분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건설 자금 여력도 남아 있어 시장이 안정화하면 남은 자금은 큰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자금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연착륙하는 게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은행과 보험사가 PF 정상화 지원에 나선 배경으로 PF 시장의 이해관계자면서도 상대적으로 지원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권 사무처장은 "건설업계와 금융회사가 최대의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한다"며 "은행 수익이 20조원이 넘고 보험 수익도 6조~7조원이기 때문에 이 정도 규모는 감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내부 이사회를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PF 대책의 기준이 마련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PF 대책이 세분화되면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된 부분은 긍정적"이라며 "한정적인 예산으로 모든 사업장에 지원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사에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부실화된 사업장에 자금을 지원할 경우 건전성 분류를 '정상'으로 완화함에 따라 금융사의 충당금 부담을 줄인다. 임직원 면책권도 부여한다. 자금공급과 재구조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선 책임을 면해준다는 것이다.


다만 건설업계와 금융사는 모두 난색을 보였다. 우선 금융사에서는 건전성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실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경·공매 유찰이 될 만큼 악화한 사업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며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은행과 보험사가 수습에 나서야 하는 상황은 매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한시적인 건전성 분류 완화 적용도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소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자금 지원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은 대형 건설사, 대형 사업장에만 지원해 주겠다는 뜻"이라며 "규모가 작은 건설사와 사업장이 우선 정리 대상으로 올라 상당수 중소형 사업장이 경·공매 사업장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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