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MBK파트너스(MBK)의 편에 섰다.
조 이사장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이러한 분쟁의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 회장"이라며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재계에선 조 이사장이 막냇동생을 상대로 부친의 성년후견 심판 소송을 진행 중인 만큼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조 이사장은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이 보유하던 한국앤컴퍼니 주식 전량을 조 회장에게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하자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로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으나, 조 이사장은 항고하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조 이사장이 이번 입장문에서 "최근 아버지의 행보(한국앤컴퍼니 주식 매입)도 본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한 배경에도 아직 진행 중인 소송과 무관치 않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조 이사장은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은 조 명예회장·조 회장과 오너3세 3인(조 고문·조 씨·조 이사장)·MBK의 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특히 재계가 hy 등을 조 회장 측 세력으로 파악하고 있단 점에서 그의 우호 지분은 약 46%대로 추정된다. 반면 조 고문 측 지분율은 30.35%로 아직 열위에 있다.
한편 조 고문과 조 씨는 이달 5일 MBK와 의결권 공동보유 계약을 맺고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MBK는 이달 24일(영업일 기준 22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2만원에 공개매수하고. 최소 20.35%에서 최대 37.32%의 지분을 확보하겠단 구상이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이들 3자의 지분율은 49.89~56.86%이 되기 때문에 경영권 장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공개매수가격인 2만원을 훌쩍 웃돌면서 응모율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낮아졌다. 여기에 더해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식 570억원어치(2.72%)를 장내매수하며 조 회장 백기사로 나섰고, 경영권 분쟁의 형세가 기울었단 분석이 고조됐다. MBK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개매수가를 2만4000원으로 상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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